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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도 실패한 해외자원개발 민간에 떠넘기나

최홍 기자 g2430@ceoscore.co.kr 2018.03.13 07:03:12

  

호주 석유개발 탐사 현장(사진=석유공사)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가 광물자원공사 폐지후 유관기관과 통합하고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민간에 이양한다고 하자, 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정부 주도로 해외자원개발에 나섰지만 지금은 투자금 회수도 못하는 부실 공기업이 한 두곳이 아닌데 민간기업보고 나서라고 해서다.

리스크는 차치하더라도 대규모 자원개발사업은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데 주주와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쉽사리 이뤄지겠냐는 것이다.

최근 ‘해외자원개발 혁신 TF’(위원장 박중구 서울과기대 교수, 이하 TF)는 광물자원공사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직접 투자 업무는 폐지하고 민간 중심으로 해외 광물자원개발 지원체계를 강화해야한다며 이를 정부에 권고하겠다고 했다. 

TF는 자국 내 특정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국영기업의 사례는 있으나, 다양한 광종의 해외 자원개발 직접 투자를 목적으로 한 국영기업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자원개발 산업은 기본적으로 하이리스크-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위험이 높은 만큼 손실을 잃을 가능성도 커 그만큼 대규모의 자본이 뒷받쳐줘야 한다.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자원개발에 엄두를 못낸다. 

하지만 대기업마저도 리스크가 높은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생리상 사업손실의 책임은 사업을 추진하는 일부 임직원들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익(공익)을 추구하는 공기업은 '공공사업으로써 어느정도 손실도 감수한다'는 사업진출의 명분이라도 있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왜 대기업들이 자원개발 사업할 때 공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는가. 바로 공기업이라는 안정적인 버팀목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공사 등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LG상사, 대우조선, 포스코대우 등 민간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린 사업이 많다. 민간기업들이 손실을 우려해 대규모 지분투자가 아닌 소규모로 지분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정부는 국가 재정 낭비를 우려해 자원개발의 성공불융자 제도도 폐지했다. 이 상태에서 또 대규모의 국가재정을 자원개발에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실패를 무작정 공기업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사업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권에 따라 좌우되는 '정치적 편향성'에 두는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자원개발 관련 A연구원은 "지금 이 사단이 난 것은 결국 이명박 정부의 무분별한 자원외교 때문이지 사업 자체가 아니다"라며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외교활동 하면서 무작정 투자협약 사인을 했고, 공기업 사장도 어쩔 수 없이 동참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히려 민간기업이 손실을 우려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는 공기업이라도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주체는 누가 돼야 할까. 이는 해외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원개발 선진국가인 프랑스와 브라질도 처음에는 자원개발이 유치산업이었다. 실험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프랑스와 브라질 정부는 국영기업의 덩치를 키웠고, 자본금이 충분해지자 민간기업으로 전환시켰다. 이들은 현재 세계 상위 에너지기업인 프랑스의 토탈(Total)사와 브라질 발레(Vale) 사다.

또 호주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원개발 사업을 벤처사업 형태로 진행한다. 리스크가 큰 사업은 주식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 받는 형태다. 사업이 성공하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프랑스와 브라질과 달리, 공기업이 망가질 때마다 땜질 식으로 민간에 이양한다"며 "결국 산업부가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혁신TF'는 형식적인 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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