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농협금융, 4000억 규모 상표권사용료 미공시…모호한 공정위 기준

장우진 기자 jwj17@ceoscore.co.kr 2018-06-11 07:03:22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올해부터 자산 5조 원 이상 60개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브랜드 수수료) 현황을 공시토록 했지만 농협은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농협(회장 김병원)은 자산 규모가 58조 원에 달하지만 비영리법인이라는 이유로 공시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농협금융(회장 김광수)이 상표권 거래 내역을 자체 공시하고 규모가 다른 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상표권 사용료 책정 기준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져 명확한 공시규정이 요구되지만 농협은 공시 의무대상에서 빠졌다.

농협금융의 상표권 사용료에 해당하는 농업지원사업비는 지난해 3629억 원, 올해는 3858억 원으로 책정됐다. 60개 그룹 중 상표권 지급 규모가 가장 큰 LG(2743억 원)보다 1000억 원이나 더 많다.

농협금융은 2012년 3월 신경분리(신용-경제지주 분리) 이후 금융 자회사가 금융지주에 상표권 수수료(농업지원사업비)를 내며 2012년부터 작년까지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는 모두 2조3195억 원에 달한다.

총수일가가 없는 포스코, KT, KT&G 등은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상표권 사용료 공시의무 취지가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우려’와 ‘1조 원에 육박하는 거래규모에도 정보공개 미흡’인 점을 감안하면 농협만 제외된 점에 물음표가 붙는다.

모호한 농업지원사업비 책정 기준도 명확한 잣대가 요구된다.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은 영업수익 또는 매출액의 2.5% 이내에서 농업지원사업비 부과율을 적용토록 명시하는데 금융업 특성상 매출 기준이 명확치 않다.

보험 계열사의 경우 수입보험료, 초회보험료, 연납화보험료(APE) 등에 따라 농업지원사업비 규모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농협생명을 예로 들면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8조1380억 원, 초회보험료는 6분의1 수준인 1조3362억 원으로 기준에 따라 농업지원사업비가 대폭 달라진다.

계열사별 상납 비중은 실적과 정반대 방향으로 급변했다. 2014년 농협은행의 농업지원사업비 비중은 88.2%에서 올해 75.5%까지 꾸준히 떨어졌다. 같은 기간 농협생명은 8.7%에서 16.3%까지 확대됐고 농협손보는 작년까지 0.3~0.4% 수준에 머물다 올 들어 2.2%로 급등했다.

당기순이익은 농협은행이 2014년 3385억 원에서 지난해 6521억 원으로 92.6% 대폭 증가한 반면 농협은행은 1577억 원에서 854억 원으로 45.8%, 농협손보는 371억 원에서 265억 원으로 28.6% 각각 감소했다. 보험사의 경우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관리가 중요하지만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건전성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정위는 농협을 공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공정위 공시점검과 관계자는 “농협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계열사 간 거래에 해당되지 않아 공시의무 대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농업지원사업비는 농업 지원을 위해 거두는 것으로 일반 그룹 명칭사용료와 근간이 다르다”며 “실적 발표 시 내부 입장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농업지원사업비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은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데 금액이 적을 경우 농업지원이 어려워 매출 대비로 농업지원사업비를 걷는다”며 “일반 기업과 명칭사용료 규모 차이가 크고 농협 고유사업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사와 비교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우진 기자]

이미지
국내 500대 기업
500대 기업 업종별 분류
공정위 기준 대기업 집단
이달의 주식부호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