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환율 복병에 위험노출액 규모 확대
금융/증권 | 2018-10-11 07:42:29

수출입은행(행장 은성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환율 영향으로 늘어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총 위험노출액은 작년 말 119조원, 지난 3월 118조9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24조원을 넘기며 증가추세를 보였다.
수출입은행 전체 익스포저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조선업 익스포저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업황이 개선되면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수출입은행 측 설명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익스포저는 늘어나지 않았다”며 “총 익스포저가 늘어난 것은 성동조선해양 등 조선업에 대한 영향보다는 원·달러 환율 변수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의 자산 대부분은 외화자산이 차지하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커지자 위험가중자산과 함께 위험노출액 규모도 확대됐다는 얘기다.
환율 상승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은의 BIS비율 개선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말 기준 수은의 자본비율은 BIS 기준 총자본비율 13.16%, 보통주자본비율 11.49%, 기본자본비율 11.49%로 국내 은행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국내은행 평균 총자본비율은 15.48%, 보통주비율은 12.83%, 기본자본비율은 13.38%다. 모두 국내은행 평균치를 밑돈다.
조선업은 환율 상승 수혜를 입었다.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등이 경영정상화 작업에 돌입하고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쳤던 성동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면서 수은 대손비용은 줄어드는 추세다.
올 상반기 수출입은행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3조103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조4967억원)보다 3931억원(7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 발생할 부실을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고정이하여신대비)은 72.35%에서 90.56%로 개선됐다. 전 분기(109.48%) 보다 18.92%포인트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작년 상반기 4.06%에서 6월 말 3.19%로 줄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 특성상 BIS비율을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을 배제하고 BIS비율 흐름은 개선세를 보였다”며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자회사들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자본건전성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수은의 BIS 기준 자본비율은 전년 말 12.90%에서 올 상반기 13.16%까지 올랐지만 부실여신 중 상당 비중이 조선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위험요소가 상존한다. 수은의 조선사 익스포저 대부분은 선주가 조선사에 미리 지급한 배값에 대해 은행이 지급보증을 서는 선수금환급보증(RG)이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은이 대주주로 지분 81.25% 보유한 성동조선해양은 RG 발급을 받지 못하면서 선박 수주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최근 성동조선해양 통매각은 무산됐다. 분리매각으로 방향을 바꾼 재매각 작업은 이달 말께 추진될 전망이다.
수은은 성동조선 회생담보권의 88.4%, 회생채권의 77% 의결권을 가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효선 기자 / 0102850135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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