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내년 대어급 IPO 출격 준비… ‘IPO 지각변동’ 이룰까
카카오페이·원스토어·SK매직 등 조단위 기업 대표주관
금융/증권 > 증권 | 2020-10-23 07:00:05

KB증권이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인 대어급 기업들의 대표주관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현재 KB증권의 상장주관 실적은 5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미리 선점한 내년 IPO 현황를 보면 단연 1위다. 특히 카카오 그룹 관련 상장주관을 연달아 맡으며 IPO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 3분기까지 IPO 주관실적은 3249억 원(5건)이며 △NH투자증권(8934억 원/11건) △한국투자증권(8216억 원/10건) △미래에셋대우(5754억 원/14건) △삼성증권(4374억 원/5건)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4분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IPO 주관실적이 반영되더라도 연말까진 KB증권의 순위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뜨거워진 공모시장의 열기로 내년 IPO 주관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증권이 조 단위 기업들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미리 선점해서다.
최근 KB증권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원스토어, SK매직 등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특히 카카오 그룹 관련 IPO에 연달아 참여하며 대형 딜에 강점을 가진 주관사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사업영역이 겹치는 은행지주계열이라는 점에서 주관사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지에 대해 내년 상장 후 기업가치가 각각 7조 원, 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카카오페이 IPO건은 KB증권이 단독 대표 주관을 맡아 그간 쌓아놓은 IPO 역량을 보여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모규모는 최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따라 1조 원 이상의 대형 딜이 예상되며, KB증권은 5000억~1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총액인수해 공모를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카카오페이지는 대형딜 경험이 많은 NH투자증권과 공동대표주관을 맡아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는 의견이다.
이밖에 현재 기업가치 1조 원으로 평가받은 원스토어는 NH투자증권과, 올해 기업가치를 2조 원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SK매직의 경우 미래에셋대우, JP모간과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이후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등도 연달아 상장할 계획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많은 딜”이라며 “KB증권도 내년 IPO 중 카카오페이를 가장 크게 신경쓰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IPO 실적과 대어급 기업들의 대표주관을 따내면서 김성현 KB증권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부동산 구조화금융, 회사채, IPO 등 기업금융(IB)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공동대표체제로 바뀌면서 사업추진 속도가 한 층 빨라진 모습”이라며 “대형 IPO 딜을 따내며 이미 김 대표의 IPO 역량이 입증됐고, 내년 이들 기업의 상장까지 원활하게 성사된다면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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