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조 '한국판 뉴딜'에 탄력받나, 핵심사업 기반 지역 집값 '들썩'
바이오·IT기업 집중된 인천 송도·성남 판교 등, 1년 새 최대 3억가량 '웃돈'
500대기업 > 건설 | 2020-10-29 07:00:08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정부가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내년부터 '한국판 뉴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 160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국판 뉴딜의 핵심사업 인프라가 구축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국가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 본격적인 경제활력 조치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대전환 사업인 한국판 뉴딜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내년에 국비 21조3000억 원을 포함한 총 32조5000억 원을 투입해 36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면서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이른바 'BBIG'가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자체들도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지역형 뉴딜' 선점에 나서면서 이미 관련 사업 인프라를 구축한 주택시장으로 수요자들의 관심도 쏠리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바이오기업이 자리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IT기업이 대거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가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의 공급물량 축소와 전셋값 상승 등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기수요들이 선제적으로 뉴딜 호재가 예정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인천시는 2025년까지 1398억 원을 투입해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700개 기업을 유치해 2만 명 이상을 고용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디지털혁신밸리 및 스마트시티 등에도 관심을 나타낸 상태다.
이 때문에 인천은 6·17부동산대책을 통해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였음에도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6·17대책 이후 4달 동안 인천 집값은 평균 1.45% 상승했다. 개발 호재가 풍부한 부평구(1.89%), 서구(1.80%), 연수구(1.49%), 미추홀구(1.47%) 등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미추홀구 용현동 일원 '인천 SK스카이뷰' 전용 84㎡는 지난해 8월 3억9500만 원(7층)에 거래됐으나 1년 만인 지난 8월에는 이보다 1억2700만 원 상승한 5억2200만 원(10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현재 호가는 6억 원까지 오른 상태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전용 84㎡는 지난해 5월 4억4980만 원(20층)에 실거래됐으나 올해 5월에는 3억4020만 원 오른 7억9000만 원(23층)에 매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시장에는 같은 평형대 10억7000만 원짜리 매물도 등장했다.
판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도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는 지난해 총 매출 107조2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생활문화가 자리 잡고 게임·IT 등 4차 산업 연관 기업들이 밀집하면서 한국판 뉴딜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판교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8㎡은 지난 7월 21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3.3㎡당 가격이 서울 강남권과 맞먹는 5500만 원 수준에 이른다.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으면서 현재 매매호가는 24억 원까지 뛰었으며 전세매물은 실종된 상황이다.
인접한 주상복합단지 '알파리움1단지' 전용 96㎡은 지난 8월 17억9500만 원(1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15억 원·7층)과 비교하면 약 3억 원가량 시세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곳 역시 중소형 평형대는 전세 및 매매 물량이 전무하다.
업계에서는 한국판 뉴딜 핵심사업이 자리를 잡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BBIG 산업은 고소득 직업군이 다수 포진한다는 점도 가격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래 산업으로 대표되는 바이오나 IT 기업 종사자들은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받는 주택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이 불투명해졌고 직주근접 요건과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해당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판 뉴딜은 국고 114조 원과 민간·지자체를 포함한 총 160조 원이 투입되는 국가발전 전략 사업이다. 디지털 뉴딜, 그린뉴딜, 안전망 강화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분야별 미래 산업 육성 및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19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배수람 기자 / bae@ceoscore.co.kr]
Copyright @CEO LAB.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