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크래프톤 상장 앞두고 지분 추가 매입 영향력 확대...최대주주와 1% 격차
2대 주주 텐센트, 크래프톤 보유 지분 13.15%→16.43%로 높아져...최대주주 장병규 의장과 1% 차
단순 투자 넘어 영향력 행사 위한 행보 분석도...차이나 리스크 우려 작용
500대기업 > 게임∙인터넷 | 2020-11-24 07:00:10

중국 최대 게임기업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지분을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이에 최대 주주인 장병규 의장의 지분과 격차를 좁히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크래프톤이 내년 상반기 상장에 나서면서 텐센트가 단순 투자를 넘어 경영권 등 영향력 확대에 본격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장외 시장 등에서는 이번 텐센트 지분 확대를 두고 호재인지 악재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크래프톤이 텐센트가 보유한 풍부한 자본력과 네트워크에 힘 입어 실적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 '차이나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크래프톤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텐센트는 자회사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크래프톤 지분을 지난 2분기 말 13.15%에서 올 3분기 말 16.43%으로 3.28%포인트(26만5331주) 추가 매입했다.
반면 올 3분기 장병규 의장 부인인 정승혜씨는 크래프톤 지분 2.1%(16만8000주) 가운데 1.1%(8만4000주)를 단순 매도했다. 이를 비롯해 김형준 블루홀 PD 등 다수 임원이 단순 매도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임원들이 매각한 지분 약 3.7%(28만7227주) 물량이 텐센트가 매입한 지분 3.28%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지분(17.4%)과 2대 주주인 텐센트의 보유 지분 차이는 1%에 불과해졌다. 크래프톤이 지난 10월 기업공개를 공식화한 것과 맞물려 2대주주인 텐센트가 지분을 높이며 경영권 등 영향력을 행사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샤오이마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은 크래프톤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텐센트와 크래프톤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으로 추정되는 ‘화평정영’에서 드러난다. 텐센트는 지난해 5월 배틀 그라운드 모바일 중국의 시험판을 중국 내 서비스를 중단한 뒤 이와 유사한 ‘화평정영’을 개발해 중국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크래프톤이 텐센트를 통해 판호 발급이 어려운 중국에 우회 진출하고 대가로 로열티를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크래프톤의 실적은 화평정영을 출시한 이후 고공행진 했다.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4% 증가한 3499억 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464% 급증한 1676억 원이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이지만 누적 영업이익은 6813억 원으로 엔씨소프트(6681억 원)를 넘어섰다. 3분기 중국이 포함되는 아시아 지역 누적 매출도 작년 동기 4716억 원에서 1조655억 원으로 급증했고, 매출 대비 비중도 68.1%에서 86.1%로 확대됐다.
다만 텐센트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크래프톤이 안게 될 리스크 커지고 있다. 미중 갈등 지속으로 지난 9월 미국이 텐센트 제재에 나섰고 중국이 세계 각국과 충돌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달 인도 정부는 배그모바일을 중국 텐센트가 운영한다는 이유로 서비스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텐센트는 운영권을 크래프톤에 넘겼고, 펍지는 인도 인력 고용과 현지 투자를 통해 서비스 재개에 나서야 했다.
펍지는 곧 인도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출시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펍지 모바일 인디아(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사전등록을 시작했고, 지난 21일 공식 웹사이트에서 안드로이드버전패키지(APK) 다운로드 링크가 몇시간 동안 노출되는 등 출시 임박을 알렸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이 상장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내년 기업공개 시장에서 초대어로 꼽히고 있어서다. 올 3분기 실적에 PC게임 신작 '엘리온', '배그 모바일 인도' 서비스 등 실적이 반영되는 4분기까지 더하면 연간 순이익은 8500억~9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게임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2.83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최소 20조 원을 넘긴 3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실제 텐센트는 지분 5.63%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현재 보유 지분가치(11월 23일 종가 기준)는 투자금액 (500억 원)의 3배로 뛰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임원들의 지분 매각은 개인 사유이기 때문에 배경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 다만 특수관계 해소 목적으로 매도한 임원들의 경우 임기 만료, 사임 등에 따른 것"이라며 "텐센트 지분 추가 매입 또한 주주 차원의 확대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 확인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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