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통신·게임·콘텐츠]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언택트 업고 '도약의 한 해'
5G 가입자 증가 ·IPTV 등 미디어 사업 힘입어 통신사 실적 개선...5G 투자·품질 논란 지속
코로나19에 게임 이용자 늘며 게임사 실적 '승승장구'...재택근무·게임쇼 등 언택트 전환
네이버·카카오, 광고·이커머스·테크핀 성장에 파죽지세...시가총액 10위권 내 안착
500대기업 > 게임∙인터넷 | 2020-12-14 07:00:03

2020년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19로 휘청인 반면 통신, 게임, 포털 등 ICT 업종은 언택트(비대면) 수혜를 입고 성장곡선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언택트 문화에 힘 입어 성장한 세 업종의 올해 주요 이슈를 짚어본다.
통신업계는 올해 5G 상용화 2년차를 맞이하며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여전히 5G 품질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5G 투자가 차질을 입었고 정부는 5G 품질 평가를 나서며 통신사에 투자 확대를 압박했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알뜰폰 요금제가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유료방송 M&A 경쟁,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이슈가 있었다.
◇코로나19에 5G 투자 타격·품질 논란 지속...소비자 ‘자급제+알뜰폰 조합’ 대안 부상
올 초부터 덮친 코로나19에 통신3사 5G 투자도 난항을 겪었다. 당초 상반기 목표로 삼았던 SA(단독모드) 상용화도 지연됐고 인빌딩 커버리지 확대에 차질을 입었다. 이에 정부가 통신3사 설비투자 일정을 상반기로 앞당겨 4조원 투자를 요구했지만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거세졌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상반기 첫 5G 품질평가를 단행했다. 발표 결과 국내 5G 속도는 LTE(4G) 대비 3~4배 빠른 수준에 불과했다. 다운로드 속도는 SKT>KT>LG유플러스 순이었고, LTE전환율은 KT가 가장 낮았다.
이후 지난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5G 품질 이슈는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르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3분기 통신3사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들어 4분기 투자 실적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28GHz대역도 B2B를 우선 구축하기로 했지만 최근 통신3사가 한정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돌입하며 서비스를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20, 갤럭시노트20, 아이폰12 등 5G 스마트폰 출시가 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급제 단말기+알뜰폰 LTE 요금제‘ 조합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에서 자급제로 구매한 뒤 알뜰폰 LTE 유심 요금제를 통신사의 절반 가격으로 이용하는 것이 2030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침체됐던 알뜰폰 시장도 가입자가 늘어나며 업계 내 경쟁도 격화되는 추세다.
◇통신3사, 5G 가입자 증가 덕 무선 수익도 회복세...유료방송 인수전 격화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타격을 통신사도 피하지 못했다. 해외 로밍 수익과 오프라인 대리점 방문이 줄면서 단말 판매가 줄었다. 이에 당초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됐지만, 언택트 수혜에 힘 입어 2분기부터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됐다.
이는 5G 가입자 증가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무선 수익이 개선됐고 언택트 문화 확산에 힘 입어 IPTV, 클라우드 등 신사업이 성장한 효과다. 특히 LG유플러스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42.4% 증가한 7107억원으로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텔레콤은 8.0% 증가한 1조231억원, KT는 1.4% 늘어난 1조173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해 IPTV 등 미디어 사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통신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올해 유료방송 M&A 인수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지난 4월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 TV ‘티브로드’와 흡수합병했다. 이어 KT스카이라이프가 알짜 매물 ‘현대HCN'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5.4%로 압도적 1위 지위를 굳힌다.
◇주파수 재할당 산정대가 정부VS통신3사 갈등...5G무선국 의무 기준 15만→12만국 갈등 봉합
이어 지난 11월에는 정부와 통신3사는 내년 이용기한이 만료되는 310㎒ 폭 2G·3G·LTE(4G)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부는 5년 기준 최대 4조4000억원을 제시하고 업계가 1조6000억원을 주장하면서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결국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기존에 제시한 재할당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에 5G 무선국 의무 투자 구축 기준을 15만국에서 12만국으로 줄였다. 2022년까지 12만국 이상 구축할 경우 재할당 대가를 통신사 합계 3조1700억원으로 산정하기로 했다. 통신업계는 기존 제시했던 가격과 차이가 여전히 크지만 정부 방침을 수용하기로 해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마무리 됐다.
◇통신3사 2021년 조직개편·인사 마무리...내년 비통신 사업 발굴 경쟁 본격화
연말 통신3사의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도 마무리됐다. 가장 먼저 조직을 개편한 LG유플러스는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규사업추진부문 조직을 신설해 신사업 확대에 나섰고, '고객서비스/품질혁신센터’를 CEO 직속으로 편제, 신설해 서비스 품질 제고에 집중한다.
SK텔레콤도 SK그룹 인사와 함께 박정호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추진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개편에서 SK텔레콤은 MNO(무선)사업부를 9개 부문으로 구성되는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했다. 핵심 기술 조직에는 모두 AI(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며 'AI빅테크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자회사 IPO에도 박차를 가하기 위해 IPO담당조직을 신설했다.
구현모 KT 대표도 취임 후 첫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섰다. KT 역시 비통신 신사업 조직을 꾸리고 B2B 사업을 강화하며 '디지털 플랫폼 변신'을 본격화하겠단 목표다. 특히 구 대표는 통신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세대교체와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40대 임원을 대거 발탁하고 임원 10% 이상을 감축하는 대규모 임원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게임 업계 역시 올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언택트 문화 수혜를 입고 비대면 전환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실적이 고공행진 했다. 뉴트로 열풍과 함께 올드 IP(지식재산권) 활용 게임이 약진했고, 대형게임사 성장 못지않게 중견게임사의 저력도 돋보였다.
아울러 재택 근무 전환, 신작 간담회 및 지스타 온오프라인 병행 등 언택트 전환 대처 능력이 돋보였다. 이달에는 중국의 판호 발급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를 달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재택근무 장기화...텅 빈 판교·신작 개발 지연
올 2~3월 코로나19가 대구지역 중심으로 확산해 정부가 코로나19대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게임사들도 일제히 재택근무으로 전환하거나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8월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주요 게임사들 대부분이 다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거나 순환 출근을 결정했다. 다시 확진자가 줄어들며 정상 근무 체제로 복귀됐지만 또 다시 지난 11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2단계 격상에 따라 주요 게임사들은 다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처럼 재택근무 전환이 반복되면서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일정도 차질을 입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블레이드앤소울2를 연내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개발 일정이 지연되며 내년 1분기로 연기된 바 있다.
◇언택트 수혜에 게임업계 실적 상승...3N 모바일 게임 시장 선점 속 중견게임사 활약
올해 게임업계는 언택트 수혜를 입고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업계 빅3인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을 비롯해 중견게임사까지 모바일 신작 흥행, 해외 매출 증가에 힘 입어 줄줄이 실적이 개선됐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리니지M이 나란히 구글 플레이 매출 1~2위를 지속 선점하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넥슨은 자체 신작 V4를 비롯해 바람의 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모바일 등이 연속 흥행하며 모바일 전환에 성공했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여러 게임이 해외 각국에서 흥행하며 실적을 이끈 데 이어 지난달 출시한 자체 IP 신작 ‘세븐나이츠2’가 구글 플레이 매출 3위에 오르며 자체 IP 성과 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올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1조85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7.8% 급증한 6681억원을 거뒀다. 넥슨도 3분기 누적 매출이 약 2조5323억원을 기록해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711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넷마블 매출은 14.6% 증가한 1조8609억원, 영업이익은 25.1% 늘어난 1895억원이다.
중견게임사들의 저력도 돋보였다. 웹젠은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 흥행에 이어 자체개발작 R2M도 매출 상위권에 안착시키며 3분기에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북미 유럽 실적에 힘 입어 역대 실적을 냈고, 그라비티도 ‘라그나로크 오리진’ 흥행에 힘 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게임업종이 언택트 수혜 기대감을 받으면서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중견게임사들의 IPO 도전도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코스닥 IPO 최대어로 꼽히며 공모주 청약 열풍을 일으켰고, 지난 9월 상장에 성공했다. 이어 ‘배틀 그라운드’ 성공신화를 쓴 크래프톤이 내년 상장에 나서며 IPO 대어로 기대받고 있다.
◇중국, 컴투스 ‘서머너즈 워’ 외자 판호 발급...중국 수출길 전망은 엇갈려
연말에 접어들고 게임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중국 정부의 깜짝 판호 발급이었다. 지난 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홈페이지에 컴투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다고 공지했다. 이 게임은 컴투스 실적을 2014년 전세계 출시돼 현재까지 견인하고 있는 대표 장수 게임이다.
이는 중국이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게임에 판호를 내준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에 대한 ‘한한령’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분석한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자료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 2308억위안(약 39조30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 국내 게임사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진출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 게임으로 넥슨의 기대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꼽힌다. 넥슨은 이 게임의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후 출시가 연기됐는데, 이번 판호 발급을 계기로 긍정적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판호 발급을 신청한 상태다.
다만 국회와 학계에선 발급 재개를 속단하긴 이르다고 지적한다. 지난 7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게임업계가 판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실질적으로 판호에 대한 규제가 철폐된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언택트 수혜를 입은 기업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빼놓을 수 없다. 두 기업이 속한 인터넷 업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문화와 디지털화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으며 실적과 주가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대표 언택트 수혜주로 꼽히며 시가총액 순위 지각변동
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재계를 위협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5월 주가 22만원을 넘어서며 현대자동차를 꺾고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이후에도 지난 8월31일 42만5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네이버도 올해 주가가 연일 상승하며 지난해 30조원 수준이었던 시가총액은 5월 37조원를 넘어 40조원을 돌파하며 몸값을 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가총액 각각 47조6364억원, 카카오는 33조722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시총 7위와 10위에 각각 올라있다.
주가와 함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네이버는 3분기 매출 1조36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언택트 문화 확산에 힘 입어 e커머스(전자상거래)와 핀테크, 간편결제등 고른 성장을 시현했다. 카카오도 3분기 연결 매출액 1조1004억원, 영업이익 1202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동시에 돌파했다.
◇포털 플랫폼 넘어 IT 플랫폼으로 몸집 불리기...기술 투자·신사업 확대 분주
두 기업의 이같은 호실적은 포털 플랫폼을 넘어 그동안 추진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테크핀 등 신사업이 결실을 낸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면서 커머스, 업무플랫폼 등 사업 성장이 가속화됐다.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를 선언하고 AI, 모빌리티 등 신기술 투자와 기업 인수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웹툰, 광고, 커머스 성장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자회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테크핀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 역시 고성장세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기반한 '톡비즈' 등 광고사업과 커머스 사업, 글로벌 유료 콘텐츠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 중이다. 이에 더해 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부문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내년부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테크핀), 카카오페이지 등 자회사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뿐만 아니라 금융 수익 창출도 본격화되며서 산업 전반에서 '카카오' 플랫폼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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