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관심 급증 'U-헬스케어', 허가·신고 봇물
산업 지지부진하자 취하 업체도…LG전자·삼성전자·SK텔레콤은 '백기'
기업들, 소비자 직접 공략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으로 선회
500대기업 > 제약∙바이오 | 2021-01-12 07:00:13

지난해 U-헬스케어(이하 유헬스케어) 허가 및 신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산업이 뜨고 있는 가운데, 그간 지지부진했던 유헬스케어 산업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헬스케어 관련 의료기기 품목 허가 및 신고 건수는 2019년 6건에서 지난해 21건으로 1년 새 3.5배 늘었다.
조사대상 유헬스케어 관련 의료기기는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유헬스케어 심전계, 유헬스케어 진단지원시스템, 유헬스케어 혈압계, 유헬스케어 혈당측정기 등이다.
유헬스케어(U-Healthcare)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헬스케어(Healthcare)의 합성어다. 의료기관 이외의 장소에서 사용자의 생체신호 정보를 측정하고 수집해 의료기관으로 전송 후 환자의 질병을 진단, 치료 또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기 또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원격의료를 위한 의료기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엔 관련 산업을 ‘디지털헬스케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주요 대학병원이 밀집해있다. 도서나 산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들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일부 노인들은 병원을 가고 싶어도 제때 가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해지리라는 우려도 있었다.
유헬스케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두됐다. 2010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다. 보건당국도 유헬스케어를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산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였다. 2008년 LG전자가 유헬스케어 의료기기를 허가받은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2009년), SK텔레콤(2012년), 삼성SDS(2017년) 잇따라 허가(신고)를 획득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의 반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산업은 생각보다 활성화되지 못했다. 직접 대면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진이 일어날 수 있고 대형병원에 환자가 쏠릴 수 있다는 것이 유헬스케어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주장이었다.
결국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SDS 등 대기업들이 허가받았던 유헬스케어 의료기기 품목을 취하했다. LG전자는 허가 6년 만인 2014년, 삼성전자는 7년 만인 2014년, SK텔레콤은 4년 만인 2016년, 삼성SDS는 2년만인 2019년 품목취하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유헬스케어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취하했던 기업들 일부는 다른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기존 유헬스케어가 병원과의 연계가 화두였다면, 최근엔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생명공학 기업 마크로젠,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와 손잡고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워치로 맥박,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이와 연계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허가를 받았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공동 운영체인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2019년 LG전자, 넷마블, 셀트리온 등 2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셀트리온은 유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 운영체에 참여했다. 셀트리온은 유럽VTT와도 유헬스케어 관련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은퇴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은퇴 후 북유럽에서 원격의료 관련 스타트업을 차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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