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능선 넘은 승계, '정용진·정유경표' 신세계 구상 속도
'프레시 스타트' 세대교체로 신성장시대 여는 기업<7>
이마트·신세계서 최대주주로 올라
이커머스·디지털 전환 경쟁력 확대
500대기업 > 유통 | 2021-04-05 07:00:01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이명희 회장이 지난해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각각 8%씩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증여했다.
이 회장이 2대 주주 지위에 있어 절반의 변화이지만 사실상 승계 작업은 마무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세계그룹은 명문화된 지주사는 없지만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지배하면서 지주사 역할을 한다. 오너 일가 남매는 이마트와 신세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남매에게 경영을 맡기면서도 최대주주 지위는 놓지 않던 이 회장이었다. 작년 지배력까지 남매에게 몰아주면서 신세계그룹은 '남매 경영' 시대 문을 확실히 열었다는 평가다.

2011년 이마트 인적 분할, 2015년 남매간 지분 맞교환 등으로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온 남매는 신세계그룹이라는 큰 틀안에서 각자 경영에 색깔을 내고 있다.
이명희 회장이 구학서 전 부회장을 옆에 두고 경영 전반을 맡긴 것처럼 남매도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 대표,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등 든든한 전문경영인을 옆에 뒀다.
반면, 외부 출신도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인재 등용부터 조직 개편을 통한 위기 대처, 인수합병(M&A) 등 신수종 사업 발굴 등 '정용진·정유경표' 신세계를 구상하고 있다.

SNS로 직집 소통도 마다않는 정 부회장은 최근 야구단까지 인수하며 유통업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올 초 신년메시지에서 임직원에게 한 주문 역시 "대담한 사고"였다.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한 정 부회장은 SSG닷컴의 조기 안착까지 도모했다는 점에서 유통 업계는 물론, 자본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또, 네이버 본사를 직접 찾아가 업무 협력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은둔의 경영자'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닮은 정 총괄사장도 과감한 결단력으로 위기에 빠진 백화점 사업의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전 임원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등 신상필벌을 강화한 작년 임원인사는 큰 자극을 줬다는 평가다. 또, 면세점과 화장품 등 신사업에 뛰어들어 가시화된 성과를 냈다.

오프라인 중심의 신세계그룹 사업구조는 남매 경영으로 넘어오면서 온·오프라인이 동행하는 모습으로 변화됐다.
네이버와 동맹은 '反쿠팡'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네이버와 협력에 올라탔다. 지분 교환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시너지를 모색할 방침이다.
또 SSG닷컴은 W컨셉을 인수, 부족한 패션 카테고리를 보강했다. 이와 별도로 오픈마켓 사업도 조만간 가시화된다. 현재 셀러 모집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도 참여해 이커머스 사업 키우기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계열사 신세계I&C가 주도하는 '리테일테크',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힌다. 신세계I&C는 보유 기술을 활용해 그룹 오프라인 점포에 디지털 혁신을 꾀하는 한편, '한국판 아마존고'로 불리는 무인편의점은 디지털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또,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공동 출자해 벤처캐피탈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설립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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