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로 영역 넓히는 배민, 작년 베트남 이어 日 재진출

시간 입력 2020-10-21 07:00:12 시간 수정 2020-10-21 08:20:3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2014년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손잡고 일본 진출…1년 만에 사업 철수 이후 5년 만에 재도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진출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다음 달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일본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손잡고 2014년 ‘라인와우’라는 배달앱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1년 만에 철수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나선 일본 시장 재도전이 과거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배민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다음 달 ‘푸드네코(Food Neko)'라는 명칭으로 일본에서 배달 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코는 한국말로 고양이라는 뜻으로 고양이 캐릭터 중심으로 홍보를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일본 진출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배달 앱 ‘라인와우’를 통해 도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출시 1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초중반 일본에 배달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았고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환경이었다는 점을 패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대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일본 배달앱 시장 성장세도 예상보다 가파른 상황이다. 이번 재진출을 결정한 이유 또한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트라가 5월에 내놓은 현지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배달앱 시장은 2016년 이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일본 정보조사업체 NPD재팬에 따르면 2018년 일본 음식 배달시장 규모는 4084억 엔(한화 약 4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베트남 'BAEMIN' 앱 화면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베트남 'BAEMIN' 앱 화면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BAEMIN'이라는 이름으로 음식 배달 앱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확장으로 조리시설을 갖춘 여러 개의 주방을 한곳에 모은 공유 주방 서비스 '배민키친'도 잇따라 선보였다.

일본 진출에서 쓴 맛을 봤던 것과 달리 우아한형제들의 베트남 진출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배민이 국내 사업 초기 특유의 ‘B급 감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를 베트남에도 적용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마케팅으로 우아한형제들 현지법인은 베트남 문화와 정서를 반영한 '세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출시했다. '세뼘짜리 가방'은 베트남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 이름이다. 출시 이후 베트남 SNS에서 화제가 되는 동시에 BAEMIN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베트남은 배달문화가 잘 정착돼 있고, 배달앱 사용에 용이한 젊은 층도 두터운 편으로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베트남 진출을 결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일본 재진출은 베트남에서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의 사업 정착이 수월하진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배민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인수한 일본 최대 배달업체 '데마에칸(배달관)', 우버이츠, 딜리버리히어로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배달앱 서비스는 미국의 우버이츠다. 코트라에 따르면 우버이츠는 2016년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4월 기준 도쿄·수도권, 오사카, 나고야, 교토, 후쿠오카 등 전국 16개 현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가입자 수는 2018년 12월 기준 80만 명, 가입점포는 지난해 9월 기준 1만4000명이다.

기존 강자 데마에칸(出前館)도 있다. 연간 3000만 건의 주문건수, 가맹점수 2만 곳에 달하는 일본 최대 배달서비스 업체다. 지난 3월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J코퍼레이션과 라인을 통해 약 3300억 원을 투입, 데마에칸 주식회사의 지분 약 60%를 확보했다. 라인의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데마에칸의 배달 인프라를 더해 일본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인수의 목표다.

이밖에 딜리버리히어로와 지난 4월부터 일본 내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DiDi Food도 경쟁상대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내달 일본에 배달앱을 출시하는 것은 맞다”며 “아직 세부적인 사항들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