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격리 여행권역' 도입은 언제쯤…막힌 하늘길에 속타는 공항·관광공사

시간 입력 2021-02-24 07:00:13 시간 수정 2021-02-24 07: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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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트래블 버블 논의 위한 TF 구성
논의 결과 토대로 방역당국·정부부처와 협의 나설 듯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트래블 버블 허용 범위 선정 관건


정부에서 비격리 여행권역(트래블 버블, Travel bubble) 도입 논의에 나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로막혔던 국제 관광교류 재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와 한국관광공사 등도 빠른 시일 내에 하늘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트래블 버블 도입을 위한 충분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트래블 버블의 허용 범위를 특정 국가 내 지역으로 제한할 것인지 등의 세부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실제 제도가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19 방역 수준이 우수한 국가 간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는 등 입국조치를 완화해 주는 제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관광·여행업계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관광시장 조기회복 전담조직(TF, 태스크포스)을 구성했다. 조만간 TF를 통해 트래블 버블 도입에 앞서 실무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킥오프 회의(Kick off)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금은 TF가 막 구성된 단계고, 향후 회의 개최를 통해 관광 업계 및 국제 여건과 관련된 의견들을 수렴하고, 실무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이후 논의안의 윤곽이 잡히면 방역당국과 외교부 등 다른 정부부처와 트래블 버블 도입을 위한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황희 문체부 신임 장관이 취임과 함께 트래블 버블 도입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황 장관은 지난 16일 현장 간담회를 통해 "관광수요 회복을 위해 국제관광시장 조기회복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비격리 여행권역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해외 일부 국가에 한해 트래블 버블이 시행 및 논의되는 단계다. 발트3국(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의 경우 작년 7월부터 상호 간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발틱 트래블 버블'을 허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 호주와 뉴질랜드도 상호 합의하에 트래블 버블 도입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와 한국관광공사 등이 트래블 버블을 통한 국제 교류 재개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 여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국제 여객수는 각각 1204만9851명과 235만9939명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

여객 급감으로 인해 공항 공기업의 경영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인천공항공사의 영업이익은 562억9500만원으로, 전년(1조2897억8000만원) 대비 96%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공사는 지난해에만 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1284억9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작년 상반기 893억93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일찌감치 적자전환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오사카 영공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관광 비행 프로모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여객 수요 회복과 함께 공항 이용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면세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의 경우 면세점 이용이 허용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2019년 1750만명의 외래관광객을 유치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지만 코로나19 국면 장기화로 발이 묶여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수는 251만9118명으로, 1년새 88% 줄었다.

다만 현재로서는 트래블 버블의 국내 도입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수 백명 대에 머무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국가, 지역 대 지역 등 트래블 버블의 허용 범위 및 기준을 정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이훈 한양대학교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은 "트래블 버블 도입에 앞서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집단 면역이 형성될 수 있어야 하고, 국내 코로나19 발병률이 훨씬 낮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른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바라볼 때 감염병 확산이 통제되고 있어 안전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교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교류가 재개되더라도 일종의 관리 프로토콜이 마련돼야 할 것인데, 이를테면 여행객들이 양양공항처럼 특정 지역 내 공항이나 크루즈로 입국해 해당 권역에서만 여행할 수 있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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