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뛰어든 SK텔레콤, 자금 마련 방안은

시간 입력 2021-03-18 07:00:06 시간 수정 2021-03-18 07: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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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이커머스 점유율 확대· 비통신 경쟁력 강화 꾀해
보유 현금·중간지주사 전환 이슈 고려할 때 5조원 이상 몸값 부담
외부 투자자 유치 통한 컨소시엄 구성 전망 지배적


SK텔레콤이 신세계그룹, 롯데 등 굵직한 유통 대기업과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5조원의 높은 매각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현재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고 현금 여력 등을 고려할 때 그동안 M&A(인수합병) 사례처럼 FI(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해 공동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 신세계, 롯데, SK텔레콤,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는 막판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돌연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을 두고 자회사 11번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탈통신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실제 커머스 사업은 SK텔레콤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지난해 11번가와 SK스토아의 성장으로 커머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8142억을 거뒀다. 또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으로부터 11번가에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으며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인 11번가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고, 향후 기업공개(IPO)에서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SK텔레콤 비통신 사업 강화에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자회사로 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높은 몸값이 변수다. SK텔레콤은 현재 지배구조 개편 문제와 자금 여력을 고려할 때 단독으로 인수에 나서기엔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에 SK텔레콤이 과거 ADT캡스 인수, 티브로드-SK브로드밴드 합병작업 등에 FI(재무적투자자)를 활용했던 것 처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FI ,SI, PEF운용사 등을 끌어들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정호 사장은 이같은 FI 활용을 비롯해 과거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인수합병)를 귀재로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자산)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조9471억원이지만 개별 재무제표 기준은 8771억원으로 1조원에 못미친다.인수에 자회사 자금을 무조건 쓸 수 없기 때문에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봤을 때 현금여력은 부족한 셈이다.

다만 단말매출채권을 유동화하고 16조원의 이익잉여금을 활용하면 인수재원 마련은 가능하다. 현금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개별 기준 4조300억원으로 우수한 편이다.

문제는 SK텔레콤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만약 올해까지 중간지주사 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당장 내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적용됨에 따라 SK하이닉스 지분을 약 9조원을 투입해 지분 9.9%를 추가 인수해야 한다는 변수가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SKT는 과거 인수합병 사례 처럼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다만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5조원 이상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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