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현금곳간 겨우 늘렸는데...28㎓ 구축 본격화에 '속앓이'

시간 입력 2021-03-29 07:00:02 시간 수정 2021-03-30 07: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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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G 설비투자 감소·현금흐름 개선 효과...현금성자산 일제히 증가
정부-통신3사, 이달 28GHz 기지국 구축 위한 공동망 협의체 출범
"사업모델 부재·투자 까다로워"...통신업계 '난색'


통신3사가 지난 1년간 현금성 자산 확보에 주력하면서 그동안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로 감소했던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올해 미뤄왔던 28㎓ 주파수 대역의 기지국 1만5000개를 의무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어, 5G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통신3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27.2% 증가한 3조250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에는 현금및현금성자산에 더해 단기간 현금화가 용이한 금융기관예치금, 단기투자자산 등 금융자산을 포함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말 현금및현금성자산과 금융기관예치금 합계가 564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5.8% 늘었다. PG(전자결제)사업부 매각 대금 일부가 현금및현금성자산으로 유입된 효과가 컸다.

KT는 전년 대비 26.6% 증가한 1조8092억원(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으로 유일하게 1조원을 상회하는 현금성자산 규모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단기금융상품이 증가하면서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투자자산)이 14.9% 증가한 8771억원을 기록했다. 순현금은 감소했지만 투자활동을 통해 단기금융상품을 불리면서 현금성자산을 확보했다.

이같은 현금성자산 증가에는 지난해 5G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5G 상용화로 기지국, 주파수 등 초기 투자가 집중되서 현금 유출이 컸지만 지난해는 통신3사 모두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줄어서다.

실제 SK텔레콤의 별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019년 2조9200억원에서 2020년 2조2100억원으로 2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3조2570억원에서 2조8720억원으로 11.8%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조6085억원에서 2조3805억원으로 8.7% 축소됐다.

◇미뤄왔던 28㎓ 투자, 연내 기지국 1만5000개 의무 구축해야...정부, 28㎓ 활성화 독려


이처럼 통신3사가 5G 투자로 줄었던 현금 곳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 남은 5G 투자 부담이 상당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5G 유무선 투자에 약 25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데다 올해에는 미뤄왔던 28㎓ 투자를 본격 시작하고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야 되기 때문이다.

올해 통신3사는 2018년 주파수 할당 당시 지정 받은 대로 올해까지 각 1만5000대의 28㎓ 기지국을 의무 구축해야 한다. 상용화가 어려운 특성을 감안해 정부는 통신3사와 ' 28㎓ 대역 5G 공동망 협의체'를 출범하고 B2C와 B2B 구축 지역을 선정하고 망을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그동안 28㎓ 대역은 짧은 전파 도달 범위 등으로 투자가 까다롭고 인프라 비용이 상당한 데에 반해 사업모델의 부재 등을 이유로 투자가 지연돼왔다.

앞서 2018년 통신3사는 각자 약 2040억~2070억원을 들여 28㎓ 주파수이용권을 할당 받았다. 하지만 투자가 지연되면서 2년 반이 넘게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4분기 LG유플러스 1942억원, KT 1909억원, SK텔레콤 1860억원 등 순으로 이 주파수이용권에 대한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업계는 이같은 28㎓ 투자 지연의 주 요인으로 사업모델의 부재를 꼽는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28㎓ 대역을 지원하는 장비사나 단말이나 수요도 없어 B2C와 B2B 분야 모두 투자가 지연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28㎓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통신사들과 달리 정부는 28㎓ 대역 활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28㎓ 5G 구축 활성화 전담반(TF)을 꾸렸고, 이달에는 28㎓ 대역에 5G 특화망을 도입해 이통사 외에 다양한 기업도 5G B2B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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