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혁신 예고했지만"…마사회, 고객만족도 조작에 또 다시 도마 위

시간 입력 2021-04-05 07:00:05 시간 수정 2021-04-06 07: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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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2016년부터 3년간 고객만족도 조작 사실 확인
마사회, 재발방지대책·자체 혁신안 마련 및 이행 계획

한국마사회 직원들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되면서 마사회의 방만경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올 초 마사회에서 조직혁신 및 권한 분산 등을 내용으로 한 혁신안 발표를 예고했으나 첫걸음부터 삐끗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감사원 '한국마사회 기관 정기감사'에서 마사회가 2016~2018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PCSI)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설문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감사원은 직원들이 PSCI 대응지침을 마련해 마사회에 우호적인 고객들을 미리 섭외하고, 일부 지사에서는 CCTV 영상을 무단 활용해 조사원과 감독관의 동선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는 통상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되는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도 활용된다.

기획재정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 마사회가 PCSI 조사업무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당초 결정된 평가등급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마사회에 지급됐던 성과급이 환수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매년 경영평가 종합등급 A등급부터 C등급까지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건을 계기로 공공기관의 과거 부정사례가 뒤늦게 적발될 시 경평등급과 임직원 성과급을 조정하는 후속조치 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당초 마사회는 지난해 혁신협의회를 구성하고, 대대적인 조직 혁신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 조작사건이 터져나오면서 마사회의 혁신 행보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이는 마사회가 작년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도박 등 마사회를 둘러싼 인식 전환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마사업이 멈춰서면서 지난해 4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말 산업 회복 및 마사회의 경영 위기 해소 차원에서 온라인 베팅 허용을 위한 제도 개선 작업에 집중해왔다.

특히 2019년 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 이후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마방임대권, 면허교부권 등 마사회의 독점적 권한 분산 및 구조 개혁 요구가 이어져 온 실정이다. 이번 마사회의 감사원 정기감사 역시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의해 이뤄졌다.

이에 마사회가 공기업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말 산업의 공공성을 높이려면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피하단 지적이 나온다.

마사회는 조직의 투명성 확보를 비롯해 권한 분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혁신안 발표 및 이행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1월에는 국회의원, 시민단체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 하에 '한국 경마 상생 거버넌스 구축 및 한국마사회 미래상 재정립을 위한 혁신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잘못한 부분이 드러난 점은 사실이고, 이와 관련해 책임지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 이행할 것"이라며 "현재 준비 중인 혁신안에는 그간 마사회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있어왔고, 이를 수용해 마사회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방안들을 기본적 내용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마사회의 경영환경도 한계에 봉착해 있고, 내부적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혁신방안 자체도 외부 전문가, 시민단체, 경주마 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만들었고, 마사회는 이를 잘 이행해 성과를 기록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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