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 결국 터졌다"…마사회, 경영마비 오나

시간 입력 2021-04-16 07:00:07 시간 수정 2021-04-16 07:53:4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노조, 김우남 회장 자진사퇴 요구
조직혁신·온라인 마권 도입 차질 불가피


최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김우남 회장의 폭언 의혹을 제기하면서 내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말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도 있었던 인물이라, 이번 사태로 인해 마사회의 경영마비도 우려되고 있다.

16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김 회장이 최측근의 특혜 채용을 시도하고, 이를 만류한 인사팀 소속 직원들에게 막말과 폭언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김우남 회장이 자신의 전직 보좌관을 마사회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인사 담당 직원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마사회 인사규정 권고에 따라 채용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히자 김 회장의 욕설과 막말이 이어졌다고 주장도 나왔다.

마사회 노조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지는 1달 가까이 됐지만 회사의 경영사정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고민의 시간을 거친 끝에 문제제기에 나서게 됐다"며 "노조는 이미 김 회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퇴진 운동에 나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모든 공은 김 회장에게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마사회의 노사 갈등은 이미 한차례 예고됐던 사안이다. 앞서 노조는 김 회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취임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하기도 했다. 이후 양측이 소통에 나서면서 갈등은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노조에서 김 회장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겠다며 갈등의 불씨를 남긴 상태였다.

현재는 김 회장의 갑질 및 막말 논란을 두고 노사 간 극명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김 회장의 측근 채용 지시와 관련해 절차 상의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번 채용 자체가 마사회의 핵심과제인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을 위한 전문가 영입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이라는 게 마사회 측의 설명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온라인 마권발매 제도화는 마사회의 최대 현안이라 국회와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고, 내규상 회장이 임기 동안 비서직을 직접 선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 채용 검토했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상급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련 내규를 개선하라는 권익위의 권고를 따르는 게 좋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김 회장도 채용 의사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 회장과 마사회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면서 마사회 내부는 큰 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특히 김우남 회장의 취임 이후 마사회의 조직혁신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당초 마사회는 조직의 투명성 확보 및 마방임대권, 면허교부권 등의 권한 분산 방안을 담은 혁신안 이행에 나설 예정이었다.

마사회의 조직 쇄신에 힘입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선 노사 갈등 봉합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실정이다. 마사회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마 경기가 중단되면서 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지금은 내부 단합을 통해 마사회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면서 "김 회장이 직접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부적절한 언행과 관련해 재차 사과했으며, 청와대의 감찰 지시도 제대로 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우남 회장은 제17대·제18대·제19대 국회의원직을 역임했으며, 지난 2월 26일 한국마사회 신임 회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