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상황인데"…강원랜드·GKL, 연이은 낙하산 인사 '도마 위'

시간 입력 2021-04-21 07:00:03 시간 수정 2021-04-22 07: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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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신임 사장·부사장 모두 정치권 인사
GKL 사외이사 중 정부 여당 출신 '다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경영진이 이른바 '코드·보은인사'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해 카지노 영업 중단으로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확산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이삼걸 강원랜드 신임 사장이 공식 임기를 시작했지만 낙하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신임 사장은 2018년 전국지방선거 안동시장 후보, 2020년 국회의원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이력이 있다. 2017년 대선 정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1월 선임된 심규호 부사장 역시 전·현직 국회의원인 이광재·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비서관직을 거친 정치권 출신이다. 지난달 말 강원랜드 사외이사직에 오른 이상진 이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부위원장과 고문직을 지냈다.

GKL의 경영진 중에서도 코드 인사가 늘고 있다. 지난달 말 신규 선임된 조경숙 사외이사는 지난해까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이에 앞서 유은혜 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원 시절 보좌관직을 지낸 이력이 있다. 작년 9월 GKL 비상임이사직에 오른 한희경 이사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와 홍보미디어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다.

GKL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애경 전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의 상임감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강원랜드와 GKL의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된 와중에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로 인한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을 비롯해 올 들어 취임한 카지노 공기업 수장과 임원 중 카지노 및 관광산업 관련 경력을 보유한 이들은 전무한 실정이다.

작년 기준 강원랜드와 GKL은 각각 4316억원, 8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일제히 적자전환한 상황이다. 지난 1년 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카지노 휴장과 재개장이 반복되는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카지노 입장객이 제한되는 등 카지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그간 어떤 정권에 상관없이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보상 차원에서 낙하산 인사가 자행돼온 측면이 있다"면서 "물론 정치인 출신 인물이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겨왔을 때 정부 부처 등과의 소통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전문적 경영인 내지는 지식이 있는 사람이 가야될 자리에는 낙하산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부터 만들어가는 작업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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