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SKIET 상장 힘받아 ‘분리막 사업 1위’ 초격차 나선다

시간 입력 2021-04-28 07:00:11 시간 수정 2021-04-28 07: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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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화재 없는 비결은 ‘분리막 경쟁력’…‘티어1’ 시장 점유율 확대 도모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대표 노재석, 이하 SKIET)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2차전지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SKIET는 최대 2조3000억원의 재원을 확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로 우위를 점할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지난 22~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883대 1의 경쟁률로 IPO 흥행 신호탄을 쐈다. 이 경쟁률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IPO 수요예측 역대 최고치로, 공모가는 희망가 상단인 10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SKIET의 공모주식수는 신주 855만6000주, SK이노의 구주매출 1283만4000주 등 총 2139만주로 공모가 상단 기준 2조246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SK이노가 구주매출로 손에 쥐는 자금은 전체 유치자금의 60%에 해당하는 1조3476억원이다.

SK이노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오랜 전기차 배터리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단위 합의금에 자금 압박이 심화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K이노의 총차입금은 15조6717억원, 순차입금은 10조761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49%로 2019년 말 117% 대비 32%포인트 높아졌다.

SK이노는 SKIET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1조원대 자금으로 재무부담을 다소 완화할 수 있게 됐다. SKIET 역시 전기차 배터리 소재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 이번 IPO는 양사가 ‘윈-윈(win-win)’하는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SKIET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SKIET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제조업체다. SK이노의 소재사업부문이 2019년 4월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SKIET의 분할 이전인 2018년 매출은 2756억원 규모에서 △2019년 3454억원 △2020년 4630억원 등 매년 앞자리를 바꿔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7%로 제조업 분야에선 압도적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SKIET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올 연말 기준 13억6000만㎡다. 2018년 중국 1공장을 비롯해 충북 청주와 증평,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에서 분리막 공장을 증설 및 가동하고 있다. SKIET는 현재 1조1300억원을 들여 폴란드에 분리막 3, 4공장을 건설 중으로, 향후 생산능력은 27억3000만㎡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세 속에서 분리막 또한 수요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글로벌 분리막 수요는 40억9500만㎡로 최근 3년간 연평균 5.2%의 속도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SKIET는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1 시장은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포드, 현대기아차 등 선두 기업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SKIET에 이어 점유율 2, 3위는 일본의 아사히카세이(23.7%), 도레이(23.6%)가 차지했다. SKIET는 선제적 투자로 이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2025년 확고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SK이노도 SKIET에 힘입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울 방침이다. SK이노의 전기차 배터리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단 한 건의 화재를 일으키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것은 분리막으로, 이에 SKIET의 기술력이 조명받고 있다.

한편 SKEIT는 오는 5월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조4862억원으로,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결정 뒤 상한가 기록)’할 경우 시총은 19조4642억원으로 26일 종가 기준 단숨에 시총 22위가 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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