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은 코로나 '무풍지대'…고통분담 외면하고 상당수 기관장 연봉 올려

시간 입력 2021-05-11 07:00:01 시간 수정 2021-05-12 08: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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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기업 중 63%가 기관장 평균연봉 2억원 이상
일부 공기업 기관장 연봉은 대통령 및 정부 고위직보다도 높아


지난해 공기업 수장의 평균연봉이 1년 전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기관장들이 임금을 반납한 곳도 있었지만 다수의 공기업은 기관장평균연봉을 올렸다.

1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기관장이 재임한 35개 공기업 수장의 평균연봉은 2억151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억1090만원에 비해 약 2%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공기업 기관장의 평균연봉은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기관장 평균연봉은 2016년 2억452만1000원, 2017년 1억9967만원, 2018년 1억9821만6000원 등이다.

지난해 기관장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남동발전이었다. 지난해 유향열 전 남동발전 사장의 연봉은 2억7183만1000원으로 책정됐는데, 2019년 2억3989만6000원과 비교했을 때 1년새 13% 상승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2억6770만9000원, 한국부동산원 2억6587만원, 한국전력공사 2억6505만9000원, 한국토지주택공사 2억4478만1000원, 한국조폐공사 2억4472만1000원 순이었다.

이들 공기업 수장의 연봉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연봉은 2억3091만원이었으며, 국무총리와 부총리·감사원장의 연봉은 각각 1억7901만5000원, 부총리 및 감사원장 1억3543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기관장 연봉이 2억원 이상인 공기업은 전체의 63%(22곳)을 차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으로 경영실적이 나빠진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기관장 연봉도 2억7680만원 이상이었다.

이에 작년 한 해 동안 공기업 수장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급여 반납에 나섰지만 생색내기에 그쳤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전 및 발전 공기업 5개사, 조폐공사 등 주요 공기업 기관장과 임원들이 4개월 간 월 급여의 30%를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공공기관의 코로나19 고통 분담 노력을 평가 및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 '코로나19 대응 노력과 성과 가점' 항목을 신설하고, 총 3점의 가산점을 뒀다. 해당 항목에서는 임직원의 임금 일부 반납 및 기부 활동 등이 주요하게 평가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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