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회장 갑질' 내부갈등에 경영공백 현실화되나

시간 입력 2021-05-13 07:00:03 시간 수정 2021-05-14 07: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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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마사회 자체감사 착수할 듯
마사회 노조는 14일 김우남 회장 고발 예정


청와대 감찰 결과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의 측근 특별채용 및 폭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마사회의 내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김 회장의 해임 요구와 함께 수사기관에 고발을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마사회 자체 감사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갑질 논란 이후 김 회장이 공식적인 경영활동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향후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마사회의 경영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마사회를 대상으로 한 자체감사 실시 여부를 조율 중인 단계다. 자체감사가 실시되면 감사 결과 및 절차에 따라 김 회장의 징계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청와대가 김 회장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사 결과 한국마사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의 비서실장 채용 검토 지시를 한 사실과 특별채용 불가를 보고하는 인사 담당 및 다른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민정수석실은 감찰 결과와 자료를 농식품부에 이첩하고, 규정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 약 한달이 지났지만 마사회 내부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660명 이상의 정규직원들로 구성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청와대 감찰 결과를 토대로 오는 14일 김 회장을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를 상대로 김 회장의 수사의뢰가 이뤄지는 대로 직무정지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우남 회장의 사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마사회의 경영공백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김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마사회 이사회에도 불참하는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당시 청와대 감찰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회장이 자숙의 의미로 참석은 하지 않은 부분"이라며 "대신 비서실장을 이사회 회의장에 대리 참석한 뒤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사회의 경영활동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마사회의 온라인 발매 법안은 상임위에 발이 묶여 있다. 온라인 발매 제도화는 마사회의 최대 경영 현안인데, 수장 리스크가 터져나오면서 정책 추진 동력도 급격히 약화된 상황이다.

마사회의 경영 환경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김 회장에 대한 노조의 수사의뢰는 물론이고 농식품부가 마사회 감사에 착수할 경우 최종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말 산업이 위기에 처해있고, 관련 단체들이 정부와 마사회에 온라인 발매 법안 통과를 위한 노력 등을 촉구하고 있지만 상황상 여러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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