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3곳 중 1곳 법인세 한 푼도 못내...직원급여는 3% 인상

시간 입력 2021-05-31 07:00:01 시간 수정 2021-06-01 07: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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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곳 중 12곳 당기순손실 내면서 법인세 '0원'<BR>직원 평균급여 3%오른 8156만원


올해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36곳 중 12곳이 법인세를 한 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천국제공항공사, 강원랜드 등 흑자 행진을 이어오던 주요 공기업들이 무더기 적자를 기록한 결과다.

3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마사회 등 총 12개 공기업의 법인세 결정세액은 0원으로 집계됐다.

12개 공기업이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은 지난해 수익을 내지 못해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 여객 감소로 4228억53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2019년 86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법인세로 2933억1272만원을 납부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향후 세부담 완화를 고려해 음(-)의 금액으로 법인세를 산출했다"며 "손익계산서상 법인세는 회계상의 비용으로, 법인세법을 통해 환급 또는 공제 받는 금액은 실제 금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억대급 수익을 거둬 법인세를 많이 납부하는 상위권 공기업에 속했던 강원랜드도 코로나19의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강원랜드는 2019년 법인세로 1127억9260만원을 납부했으나 지난해에는 2758억79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법인세를 내지 못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5년 연속 법인세를 내지 않은 공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부터 대규모 해외자원개발사업 부실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중으로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법인세 환급 효과로 최근 5년간 법인세 결정세액이 0원으로 계상됐다. 지난해 용산역 개발사업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세무 당국으로부터 기존에 납부했던 약 9000억원의 법인세 등 세금을 돌려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 공기업은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향후 이월결손금 발생에 따라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2020년 회계연도 인천공항공사의 법인세는 –1394억960만원으로 계상됐는데, 향후 법인세 발생시 그만큼 공제, 환급 받을 전망이다.

법인세 납부액이 줄어든 곳도 눈에 띄었다. 한국도로공사의 법인세 결정세액은 20억8352만원으로, 전년 543억3498만원 보다 96%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속도로 통행료, 휴게소 임대수입이 줄어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996억3000만원에서 274억6200만원으로 72% 줄었다.

이처럼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공기업이 늘어났지만 36개 공기업 직원들의 급여는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36개 공기업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8156만원으로, 2019년 7948만원에비해 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공기업 상임 임원 평균보수도 2019년 1억6861만원에서 지난해 1억7042만원으로 1%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로 지난 한 해 동안 공공부문의 고통분담 역할이 강조됐지만 공기업들이 엇박자를 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공공부문의 고통분담 역할을 유도하고자 공공기관 경영평가 신규 항목으로 임원진들의 임금 반납 노력 등을 평가하는 '코로나19 대응 노력과 성과 가점' 지표를 신설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납부한 공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법인세 결정세액은 1조2977억889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3455억6159만원, 한국전력공사 1478억2560만원 순이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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