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항공 대통합·ESG 강화로 다시 날아오른다

시간 입력 2021-07-09 07:00:06 시간 수정 2021-07-08 17: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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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다기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기업이 달라진다 <15>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시켜야 위기 극복 가능"
항공 대통합·ESG 강화로 글로벌 항공사 도약 준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후 총수에 오른 조원태 회장은 초창기 준비되지 않은 오너라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輸送報國,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2019년 4월25일 취임 후 807일(7월 9일 기준)째 한진그룹을 이끌고 있다. 올해로 취임 3년차인 조원태 회장은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며 그룹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최근까지 조원태 회장은 외부세력(3자연합)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았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위기를 넘겼다.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3자연합(KCGI, 반도건설, 조현아)이 백기를 들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매듭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여객 사업이 휘청이자 '항공화물시장 공략'이라는 대안을 내놨다. 이를 발판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 7조6062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했다. 국적사의 적자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선전한 것이라서 더욱 주목 받았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1조7925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조원태 회장은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있다. 항공 대통합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14일 9개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이래 터키, 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현재는 한국, 미국, EU, 중국, 일본 등 나머지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계획안도 최종 확정한 상태다. 이 안에는 고용유지, 단체협약 승계, 계열항공사 통합 계획 등이 담겨져 있다. 글로벌 톱10 항공사로의 도약을 위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진그룹의 위상도 한층 올라간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작업이 완료될 경우 한진그룹의 공정자산 규모가 57조5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대기업집단 순위가 14위(지난해 기준)에서 11위로 3계단 상승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속 '항공화물시장 공략'을 지시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국적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사진제공=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위기에 저자세를 보이는 글로벌 항공사들과 상반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유상증자 등의 적극적인 자본확충 노력을 통한 부채비율 축소(200%대) 등으로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낸 그는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 Air Transport World)로부터 '2021년 올해의 항공사'라는 타이틀까지 받았다.

물론 한진그룹이 수익 창출, 외형 확대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ESG' 강화 흐름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는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독립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같은 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ESG 위원회도 설치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4월 이사회 내 ESG 경영위원회 신설했다. ㈜한진은 '중장기 비전 2025'를 발표하면서 거버넌스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안전위원회 신설 및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평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일 친환경 업사이클링(Upcycling) 플랫폼 ‘PLANET’ 론칭 설명회에 참석한 한진과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 관계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테라사이클 이유정 전략기획팀장, 한국지사 이지훈 본부장, ㈜한진 노삼석 대표이사,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사진제공=㈜한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 국내 항공사 최초로 ESG 채권 발행에 나섰다.

이는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인 보잉787기 도입을 위한 자금으로 쓰인다. 대한항공은 현재 총 10대의 보잉787-9를 운영 중이며, 내년 이후 보잉787-10의 추가 도입도 검토 중이다. 보잉787-10은 동급 항공기대비 좌석당 연료효율이 25% 높고, 탄소배출량은 25%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한진도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진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제주도에서 전기·하이브리드 택배차량 시범운행을 진행했다. 이후 ESG 경영 강화를 위해 SK와 친환경 윤활유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플랫폼인 'PLANET'을 론칭하며 친환경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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