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CEO’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하반기 ‘사업다각화’ 승부수

입력 2021-08-06 07:00:16 수정 2021-08-06 13: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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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 강한 IB·‘신성장동력’ 리테일 부문… 균형성장 초점
재무건전성 위한 자기자본 확충… 신사업 투자 시그널 해석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11년째 회사를 이끈 장수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최 대표에 대해 증권사 CEO 중 손꼽히는 ‘실력파’라고 평가한다.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실적개선과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다는 게 이유다. 올 2분기 메리츠증권은 당기순이익 1903억원을 달성하며, 2018년 1분기부터 14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증권 업계 최대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였던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PF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트레이딩·홀세일·리테일 등에서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6.4%로 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최 대표의 성과보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직위와 상관없이 성과에 따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보상하자는 취지로 성과급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메리츠증권 평균 성과급 비율은 타 증권사 대비 10~20% 높은 편이다. 대형 증권사 성과급 비율이 통상 30~40%인데 반해 메리츠증권은 50%에 가깝다. 이에 2021년 1분기 기준 직원 평균 급여가 1억5150만원에 달한다.

자기자본 규모도 10여년 전보다 8배 가량 늘었다. 2010년 1분기 5912억원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 1분기 4조4814억원까지 늘었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노력 덕분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추게 되자 증권가에서는 메리츠증권을 향후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유력후보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에 대한 규제수위가 강화됐다는 점도 최 대표의 초대형 IB 도전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그간 메리츠증권 수익구조의 중심이었던 부동산 PF 실적감소가 불가피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 100%까지 낮추도록 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셀다운(재매각)과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채무보증 비중을 줄여왔다. 메리츠증권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지난해 2분기 144%에서 올 1분기 82%까지 감소했다.

다만 올 2분기에는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PF를 마무리하며 채무보증비율이 100% 수준까지 늘었다. 결국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부동산 셀다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과 자기자본 확충, 오랜 기간 종금업을 통한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 노하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대형 IB 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 메리츠증권은 아직 초대형 IB 진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초대형 IB 사업자가 5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에 달하고, 가장 큰 강점인 발행어음업도 매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00% 내에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을 가리킨다.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새로운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앞서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이미 16조원 규모의 발행어음 시장을 구축해놨고, 여기에 올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까지 진출한 상태다. 또 지난해에는 지속적인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발행어음 역마진 우려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였던 최 대표의 성향을 감안하면 초대형 IB 카드를 꺼내드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최 대표가 실력파 CEO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다른 증권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부실채권(NPL)투자, 리스 부문에 뛰어들었고, 성과도 거뒀다.

특히 최 대표는 2011년 메리츠증권 NPL 사업을 확장하며, 리스크가 크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공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이때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NPL팀을 적극 영입하고, 매년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NPL을 매입해 실적을 쌓았다.

당시 최 대표는 “위험하다면 무조건 피하는 회사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수익창출 기회도 없다”며 “단순 중개업에서 벗어나 일정부분 리스크가 있더라도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본격적인 사업다각화 구축에 집중한 모습이다. 그간 최 대표는 대표적인 종합금융사업자라는 회사 특성을 살려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시켜왔다. 지난해 종금업 라이선스가 종료된 이후에는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한 IB뿐만 아니라 리테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6월과 7월 각각 상장지수증권(ETN),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가까운 시일 내 초대형 IB로 진출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면서도 “최근 진출한 리테일 사업을 안정화 시키고 다음 행보로 초대형 IB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발행어음 역마진 우려도 일정부분 해소된 상황”이라며 “만약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에 진출한다면 발행어음업에 노하우가 많은 만큼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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