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11월 한국 온다…OTT 시장 지각변동 예고

시간 입력 2021-08-23 07:00:02 시간 수정 2021-08-20 17: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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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 컴퍼니, 11월 중순부터 한국서 공식 서비스 시작
시장 선점 중인 넷플릭스 및 토종 업체 웨이브·티빙 등 ‘긴장’

넷플릭스와 더불어 전 세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를 대표하는 디즈니플러스가 11월 한국에 상륙한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오는 11월 중순부터 국내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할 계획이다.

밥 차펙 월트디즈니 컴퍼니 최고경영자는(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글로벌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을 포함한 대만, 홍콩 등 8개국에서 11월 중순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뛰어난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전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즈니의 국내 진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디즈니는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해왔다. 월트디즈니는 지난해 12월 ‘2020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2021년 동유럽과 한국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는 최근 이동통신 3사에 공문을 보내 9월부터 인터넷TV(IP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는 디즈니플러스가 자사의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으로만 송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디즈니는 미국 시장에서 디즈니플러스의 서비스 시작하기 직전 넷플릭스에 제공 중이던 콘텐츠를 중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의 합류로 국내 OTT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더불어 전 세계 OT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현재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중남미 등 전 세계 61개 국가에서 21개의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어벤져스 등 마블 시리즈와 스타워즈, 겨울왕국 등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선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가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SK텔레콤과 지상파 연합 웨이브(21%), 티빙(14%)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도 토종 OTT ‘왓챠’를 비롯해 KT의 ‘시즌’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주춤한 틈을 타 토종 OTT 업체들은 반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총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티빙은 JTBC·네이버와 손을 잡고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8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KT 역시 최근 OTT 독립법인인 ‘케이티시즌’을 출범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디즈니가 어느 유료방송 사업자와 협력할지도 관건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LG유플러스다. 2018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LG유플러스는 당시 제휴 2년 만에 IPTV 가입자가 20% 가량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얻은 노하우로 디즈니와 서비스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은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디즈니와 긍정적으로 협상 중에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LG유플러스는 디즈니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도 “디즈니와는 긍정적으로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디즈니의 국내 진출로 토종 OTT 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의 등장으로 넷플릭스가 선점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동시에 토종 업체들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토종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업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와 차별화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4년 1926억원에서 지난해 780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OTT 전체 이용률은 2017년 36.1%에서 2018년 42.7%, 2019년 52%으로 높아졌다. 작년에는 66%로 3명 중 2명은 OTT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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