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 등판했지만”…도로공사, 유리천장 해소 ‘더딘 걸음’

시간 입력 2021-10-06 07:00:13 시간 수정 2021-10-05 17: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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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여성 ‘0명’…임원~5급 여성 비중도 14%에 그쳐
공사 “팀장·부장 등 여성 관리자급 꾸준히 늘고 있어”

지난해 김진숙 사장이 한국도로공사 설립 51년 만에 첫 여성 CEO로 임명되면서 조직 내 변화의 바람이 일었지만 공사의 높은 유리천장은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오랜 시간 토목·기술직 중심의 인력 구조가 굳어진 탓에 여성 인력이 적고, 여성의 고위직 승진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한국도로공사의 고위직인 1급에 여성은 한 명도 없다. 2급갑 직급 현원 126명 중에서도 여성은 1명에 불과했다.

공사의 고위직 유리천장은 다른 SOC 공기업보다도 두터운 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1급에 각각 1명, 8명의 여성 임원을 두고 있다.

공사의 남녀 직원 간 고용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임원부터 신입직에 해당하는 5급까지 전체 현원 3549명 중 여성은 508명(14%) 정도다.

이는 오랜 시간 공사 조직이 남성 위주의 토목·기술직 중심으로 유지돼왔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1990년대 후반까지는 여성 입사자가 거의 없다시피 했고, 2000년도 이후에야 여성 직원들이 많이 입사해 현재는 차장·부장 승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 김진숙 사장이 취임과 함께 이천 휴게소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경영 활동에 나섰다. <사진=한국도로공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진숙 사장 취임 이후에도 눈에 띄는 여성 인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김 사장은 작년 4월 1969년 공사 설립 이래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장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공사는 ‘열린 보직’ 인사 기조 하에 여성 관리자급을 확대해 고위직 승진 후보군을 넓혀나가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운영 및 경력단절 여성 채용 등을 통해 여성 고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본사 평가부장, 비서실장, 회계팀장 보직을 여성들이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간 여성 관리자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김 사장 취임 이후 조금 더 활성화됐고, 실제 CEO가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열린 보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급 여성 임원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팀장 등 주요 직급에 여성이 계속해서 임명되고 있고, 내부적으로 생각했던 것 보다 관리자급 비율이 빨리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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