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브로커리지 감소…증권사 3Q 실적 ‘비상등’

시간 입력 2021-10-08 07:00:03 시간 수정 2021-10-07 17: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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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거래대금, 1분기 대비 21.15% 감소…고객 예탁금은 유지

최근 ‘동학개미운동’(국내증시 개인투자자 유입현상) 열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실제로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올 들어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올 3분기 순이익 규모는 1조5078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동기(1조3745억원) 대비 9.7%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자회사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는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 순이익 추정치는 크게 낮아진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라 지분법상 이익이 영업외손익으로 반영돼 올 3분기 56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동기 2486억원보다도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5곳 증권사의 순이익 규모는 같은기간 16.2%(1824억원) 줄어든 943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감소하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도 둔화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3분기 26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33조3420억원에 비해 21.15% 줄고, 전분기 27조677억원보다도 2.87%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9월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24조9490억원까지 축소됐다. 올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수익 다각화에 난항을 겪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적다. 우선 최근 국내 증시가 연초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고,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가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신용공여 규모가 한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외 금리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조치,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소진 등을 감안하면 개인 자금의 증시 신규 유입 강도는 향후에도 강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5일 기준 70조8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68조2873억원 대비 3.8%(2조592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또한 증시 재상승을 전제로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질 성격이기에 앞 날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는 단기간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장기화된 코로나19, 기준금리 상승 등 대내외적인 요소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약세에서 추세상승 전환하는 시점에 대기성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 기준 2900선을 바닥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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