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위탁매매 미수금’ 증가세… 추세하락 ‘경고등’

시간 입력 2021-10-12 07:00:07 시간 수정 2021-10-10 10: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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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잔고 소폭 감소… 대출조이기 효과?

최근 국내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위탁매매 미수금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6거래일 간 평균 3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세 달 간 평균치 3185억원보다 426억원(13.38%)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중 신용공여 잔고(신용거래융자+신용거래대주)는 24조7136억원을 기록해 1886억원(0.76%)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신용공여 한도소진을 이유로 신용공여 서비스 일부를 중단하며 생긴 결과로 보인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 방안으로 증권사 신용공여를 포함하기로 하면서 신용공여 잔고는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제한과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소진으로 자금조달이 힘들어진 개인 투자자들이 외상거래 격인 미수거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주식결제대금이 부족한 투자자가 30% 수준의 증거금을 내면 증권사가 3거래일 간 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단기융자다. 3거래일째 증거금이 채워지지 않으면 신용융자거래와 마찬가지로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고, 약정기간 내 갚지 못하면 고객 의사와는 상관없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가리킨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같은 기간 평균 276억원으로 8.06%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지난 6일에는 394억원으로 11.3% 수준까지 증가했다. 반대매매 비중이 10%를 넘은 건 올 들어 여섯 번째다.

문제는 국내증시가 하락장인 가운데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규모가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6~8월 3200~3300선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9월 초부터 하방압력이 높아지며 3060선까지 내려앉은 코스피는 이달들어 3000선 아래를 밑도는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대매매는 주가가 하락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요새 시장 상황에서는 부담”이라며 “미수금이 늘더라도 상승장일 때는 반대매매 비중이 비교적 적지만 하락장일 때는 미수금이 늘어난 만큼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증시의 하락장이 단기간 내 추세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규모 증가는 주가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지수를 견인했던 개인투자자 거래규모가 감소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 또는 하방압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난달 코스피 기준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60.5%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 7일 기준 59.3%로 더 낮아졌다”며 “국내증시 수급 주체로 활약한 개인 거래비중 감소는 불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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