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잃은 남양유업, 주가 어디까지 떨어지나

시간 입력 2021-10-12 07:00:08 시간 수정 2021-10-10 10: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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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주가 81만3000원에서 40만9000원까지 떨어져
국감서 홍원식 회장 "제3자 매각에 전력" 재피력…회장직 사퇴의사는 불변

불가리스 사태 이후 매각 무산 등으로 소비자가 등을 돌린 남양유업의 주가가 매각 불발과 갑질 논란 등 CEO 리스크가 극에 달하며 올해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 8일 남양유업의 종가는 40만9000원이다. 7월 1일 매각 발표 소식에 장중 81만3000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49.7% 떨어진 수치다. 매각에 대한 최대주주 측의 불명확한 입장 때문에 주가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각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6일 임신포기각서를 쓰게 했다는 주장에 남양유업은 또 논란에 휩싸이면서 안팎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육아휴직을 쓴 뒤 인사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한 남양유업 팀장이 입사 시절 회사에서 여성 직원에게 임신포기각서를 받았다고 증언하며 남양유업 불매를 주장하는 소비자가 더 늘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은 참고인으로 국회에 출석한 최씨에 대해 법적대응은 나선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임신포기각서를 받았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조치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오너리스크 때문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대했던 매각건이 법정 공방으로 넘어가 장기화되며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줄어든 것이다. 매각 발표 당시 시총이 5985억원이었는데 10월 8일 기준 2945억원으로 급락했다. 3개월 만에 시총 304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지난 4월 불가리스 논란은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까지 상기시키며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더욱 키웠다. 이에 지난 5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5월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이 매각되면 다시 회사 운영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7월 1일 장중 81만3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홍 회장이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에 주식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다시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이 8월 말 임시 주총을 통해 경영권 매각 사실을 확정 짓기로 했지만 이를 미루다가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매수자 측이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맞서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적합한 제3자를 찾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8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국회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이어 홍 회장은 지난 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서도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며 "매각 절차만 안정되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장남을 복직 시킨 것과 관련해 "경영권은 물려주지 않지만 취직은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보복과 관련된 녹취록에 대해 "어떤 직원을 대상으로 발언했는지 생각이 안 난다"고 해명했다. 

홍 회장의 매각 의지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남양유업 매각이 빨리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앤코와의 소송전이 마무리 돼야 남양유업의 지분 재매각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6일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7일 하루 동안 남양유업은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로 한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철회했다"며 "또 매각 계약과 관련한 소송 진행사실을 뒤늦게 지연 공시했다"고 지적하며 벌점 11점과 공시 위반 제재금 2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랑 기자 / yr1116@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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