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ETN', 변동장 속 증권가 풀악셀

시간 입력 2021-10-25 07:00:02 시간 수정 2021-10-24 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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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상승장에 투자자 주목, 운용보수·제비용 없애
ETN 지표가치총액 개장이래 최초 8조원대 돌파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기에 돌입한 가운데 투자시장에서 ETN(상장지수증권)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이 ETN 신규상장을 늘리고 있으며, 기존 ETN 수익률도 증가하는 등 지난해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인해 위축됐던 ETN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N 지표가치총액은 8조1012억원으로 개장 이래 처음으로 8조원을 넘었다. ETN 일평균 거래규모도 이달(21일 기준) 58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달(476억원) 대비 22.06%(105억원) 늘었다.

ETN은 주가지수, 채권, 원자재 등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수익이 연동되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도 해외주식, 선물,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ETN에 대한 투자심리가 쏠린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급등랠리로 인한 기존 ETN 수익률 개선과 신규 ETN 상장 규모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와 ‘신한 레버리지천연가스 선물 ETN’은 지난 한달간 6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수익률 상위 10개종목 중 6종목이 천연가스 관련 ETN이 차지했다. 이달(1~21일) 들어서는 아연, 니켈 등 금속류와 관련된 대신증권 레버리지 ETN이 30~40%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외에 △은 △원유 △구리 등과 관련된 종목들이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영향이다.

앞서 ETN시장은 큰 위기를 겪으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었다. 지난해 4월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ETN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레버리지·인버스 ETN에 대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2배’ 상품 신규상장을 제한했었다. 올 하반기부터는 레버리지·인버스 ETN 신규상장 제한을 일부 완화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금·은 선물 ETN 등 총 19개 종목을 새롭게 선보였다.

최근에는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N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운용보수나 제비용을 면제해주는 등 투자자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주에만 6개 증권사에서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N 20개 종목을 상장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ETN 2종을 신규상장했다. 이번에 상장된 ‘TRUE KOSPI200 ETN’과 ‘TRUE KOSDAQ150 ETN’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의 1배 수익률을 추종한다. 각각 100만주, 100억원 규모로 만기는 3년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운용보수를 따로 받지 않아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유사한 구조의 상장지수펀드(ETF)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QV코스피200 ETN’과 ‘QV코스닥150 ETN’을 신규상장 시켰다. QV코스피200 ETN의 발행수량은 100만주, 발행규모는 400억원이다. QV코스닥150 ETN의 경우 각각 400만주, 600억원 규모다. 만기는 10년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들 ETN은 제비용 연 0% 상품이며, 비용차감 없이 지수 등락에 따른 수익률이 고스란히 최종지표가치(IV)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6종목의 ETN을 상장시켰다. ‘미래에셋 코스피200 선물 ETN’은 코스피200 선물지수 TWAP형을, ‘미래에셋 코스피200 선물 ETN’은 코스피200 선물 TWAP 인버스지수를 추종한다. ‘미래에셋 코스닥150 선물 ETN’과 ‘미래에셋 인버스 코스닥150 선물 ETN’은 각각 코스닥150 선물지수 TWAP형, 코스닥150 선물 TWAP 인버스 지수를 기초지수로 사용한다. 이들 종목 중 정방향 ETN 2종목에 대해 제비용이 적용되지 않는다.

코스닥150지수에 연계된 손실제한 ETN 2종도 추가 상장했다.

‘미래에셋 코스닥150 Auto-KO-C 2212-01 ETN’은 코스닥 150지수가 기준지수(14일 종가, 이하 동) 이상으로 상승하면 상승률의 2배(이하 제비용 차감 전 기준)만큼 만기에 지급하고, 기준지수보다 하락할 시에는 하락률의 2배만큼 손실지급한다.

반대로 ‘미래에셋 코스닥150 Auto-KO-P 2212-01 ETN’은 코스닥 150지수가 기준지수 이하로 하락하면 하락률의 2배만큼 만기에 지급하고, 기준지수보다 상승할 시에는 상승률의 2배만큼 손실지급한다.

이들 상품은 기준지수 대비 기초지수 일정비율에 따라 조기상환되도록 설계돼 추가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를 정방향 추종하는 ‘삼성 코스피200 ETN’, ‘삼성 코스닥150 ETN’ 2종과 함께 코스피200,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역방향 추종하는 ‘삼성 인버스 코스피200 선물 ETN’, ‘삼성 인버스 코스닥 150 선물 ETN’ 2종을 상장했다.

지수를 정방향 추종하는 2종의 경우 제비용이 0%이며, 기초지수 구성종목에서 발생하는 배당을 ETN 분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역방향 추종 ETN 2종은 연간 제비용 0.5%가 적용된다. 이들 ETN 만기는 10년이다.

KB증권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B KOSPI200 선물 ETN’, ‘KB 인버스 KOSPI200 선물 ETN’과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KB KOSDAQ150 선물’, ‘KB 인버스 KOSDAQ150 선물 ETN’을 신규 상장했다. 이들 ETN 4종의 총보수는 연 0.10%이며 만기는 3년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닥150선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하나 코스닥150 선물 ETN’과 ‘하나 인버스 코스닥150 선물 ETN’을 상장해 양방향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ETN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할 수 있고, 레버리지(인버스)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부담도 크다”며 “상품 설계에 따라 조기상환되는 조건이나 수익배분 요건을 잘 살피고, 투자 상품에 따라 매달 또는 매분기 만기일 이전에 최근 월물선물을 매도하고 차근월물 선물로 이연하는 ‘롤오버’가 발생해 투자시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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