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쫓기고, 밖에선 기 못펴고”…코로나 덕본 골프존의 미래는?

시간 입력 2021-11-03 07:00:06 시간 수정 2021-11-02 19: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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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일본 법인설립으로 해외사업 10년째…매출비중은 10%로 '미미'
카카오VX, SG골프 등 후발주자 맹추격…흔들리는 스크린골프 1위 자리

골프존(각자대표 최덕형·박강수)이 또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스크린골프 후발주자 카카오VX 등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 붙고 있으며, 해외 진출 10년 차에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 원조업체라는 명성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 실적 반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평가가 우세해 골프존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골프존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까지 누적 해외매출은 341억원이다. 이는 전체에서 10.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 매출은 2941억원으로 9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골프존에게도 해외매출 확대는 해묵은 과제다. 골프존이 해외 진출을 시작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몇 년째 수출 비중이 10%에 머물러 있다. 최근 4년 간 이 회사의 수출 비중 추이를 보면 △2017년 7.5% △2018년 10.9% △2019년 10.99% △2020년 10.2%로 2018년을 기점으로는 변화가 거의 미미하다. 

이 회사는 2009년 일본에 현지법인 설립하면서 해외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1년 중국 베이징 △2016년 미국 △2018년 베트남, 중국 칭따오 △2019년 중국 선전에 법인을 차례로 세웠다. 작년에는 홍콩에 해외진출을 위한 지주사 격으로 법인을 세웠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가장 먼저 설립한 일본 매출이 105억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미국, 베트남, 중국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특히 중국 법인은 투자한 만큼의 결실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을 기준으로 다른 해외법인과 달리 중국의 경우, 베이징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 내 법인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 법인 매출을 모두 더해도 32억원으로 나머지 해외법인 매출을 밑돈다. 

골프존은 홍콩 포함 중국에만 5개의 법인이 있다. 2011년 베이징에 한 곳을 설립한 후 2018년 칭따오와 2019년 선전에도 법인을 세웠고, 작년에는 해외 진출을 위한 지주사격 법인도 홍콩에 설립했다. 하지만 올해는 베이징과 선전 법인이 작년 8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청산이 결정, 연내 절차가 완료되면서 중국 법인은 3곳으로 줄어든다. 

다만 회사 측은 올해 중국사업 반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 3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40.8% 상승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매출은 미미한 상황이다.

중국법인 청산과 관련 골프존 관계자는 "작년 독자 운영에서 조인트벤처로 형태를 변경함에 따라 기존 법인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중국 베이징에 오픈한 ‘골프존파크 1호점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제공=골프존>

밖에서 몰리고 있는 골프존은 안에서도 쫓기고 있다. 카카오VX가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과 자본력을 토대로 무섭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VX는 2017년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된 이후,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될 당시만 해도 연 매출 261억원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작년 매출 57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2.1% 성장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골프사업 매출은 누적 4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격차도 줄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가 운영하는 ‘프렌즈 스크린’은 올해 초 기준 스크린골프시장 점유율 25% 가량을 차지해 업계 2위다. 2019년 10%대 후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단기간에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는 골프존으로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시장점유율 90%에 가까운 지배적 사업자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낮아진 상태다. 카카오VX 외에도 SG골프 역시 10% 내외로 시장을 점하고 있다. 

앞으로 카카오VX는 플랫폼 활용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며 세력을 더 확장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을 기점으로 MZ세대들의 골프 이용량이 많아지면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스크린골프 예약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V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후발주자까지 늘어나면서 해외사업 확대는 골프존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프존 관계자는 "현재 해외사업은 스크린골프장 운영보다는 하드웨어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파트너와 제휴, 사업다각화 등 현지 사정에 맞는 공격적인 사업전개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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