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우아한 드라이빙·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 '캐딜락 XT4'

시간 입력 2021-11-14 07:00:01 시간 수정 2021-11-12 15: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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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대 프리미엄 SUV, 가성비로 승부
럭셔리 브랜드의 품격을 느끼게 하는 주행성능
풀옵션 단일 트림임에도 없는 일부 기능은 아쉬워

캐딜락 준중형 SUV XT4. <사진=이지완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한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요즘 웬만한 국산 SUV도 옵션 추가 시 4000만원을 훌쩍 넘어가다 보니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면 수입 SUV 오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수입차를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또 한번 고민에 빠진다. 대중적인 브랜드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프리미엄 브랜드를 넘볼 것인가.

5000만원대로 구매 가능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가 있다면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 1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메리칸 럭셔리를 지향하는 캐딜락이 떠오른다.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차를 찾는 소비자라면 캐딜락을 한번쯤은 눈여겨봤을 것이다.

캐딜락은 지난 2월 국내 라인업을 재편했다. 기존에 엔트리급 SUV 포지션을 차지하던 XT5보다 한 체급 아래의 신차를 선보인 것. 주인공은 캐딜락의 콤팩트 SUV XT4다.

캐딜락 XT4는 사륜구동(AWD) 기반의 풀옵션 모델인 스포츠 트림만 국내 판매되고 있다. 단일 트림 전략에 따라 소비자 선택의 폭이 줄었지만, 글로벌 대비 2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콤팩트 SUV가 55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카라반 옆에 주차된 캐딜락 준중형 SUV XT4.<사진=이지완 기자>

캐딜락 준중형 SUV XT4 후면부.<사진=이지완 기자>

캐딜락 XT4의 크기는 전장 4595mm, 전폭 1880mm, 전고 1610mm, 휠베이스 2779mm다. 캐딜락 브랜드 내 가장 작은 SUV이지만 브랜드 특유의 단단하고 우직한 외관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된다. 캐딜락이 상징과도 같은 커다란 방패 형상의 유광 블랙 그릴과 램프 주변을 한번 휘감고 내려오는 주간주행등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수직으로 뻗은 테일램프는 XT4에 특별함을 더한다. 콤팩트 SUV에 20인치 알로이 휠은 과도할 수 있지만 제법 잘 어울린다.

실내는 양질의 가죽과 카본의 절묘한 조화가 고급감을 극대화한다. 유려한 라인의 대시보드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물론 미국차 특유의 투박함은 있다. 아날로그 계기반과 8인치 정도로 보이는 중앙 화면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2열 공간은 174cm 성인 기준으로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지만, 시트 포지션이 높아 헤드룸이 다소 애매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637리터, 2열 폴딩 시 1385리터까지 확보된다. 3인 가족이 일상생활을 하거나, 캠핑 등을 나서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캐딜락 준중형 SUV XT4 실내.<사진=이지완 기자>

캐딜락 준중형 SUV XT4 트렁크.<사진=이지완 기자>

캐딜락 준중형 SUV XT4 2열.<사진=이지완 기자>

캐딜락하면 떠오르는 리어 카메라 미러가 XT4에도 적용된다. 야간 주행 시 더욱 효과적이다. 해가 서서히 지는 시간에 시골길을 달리던 중 후방 시야가 갑자기 사라져 놀랐지만, 리어 카메라 미러를 작동하자 후방 시야가 금세 확보됐다. 충돌 가능성을 감지하면 진동으로 알려주는 안전 경고 시트도 XT4에 담긴다.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제법 안전하겠다는 느낌을 줄곧 받았다.

차량의 움직임은 캐딜락이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하는 요소다. 2.0리터 직분사 가솔린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는데, 우아하게 달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고속 주행 시에도 탁월하다.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35.7kg·m으로 1825kg의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곡선 구간에서 물 흐르듯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저속에서의 꿀렁거림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소성,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주행능력과 안정감 등은 캐딜락 XT4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물론 완벽한 차는 없다. 캐딜락 XT4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내에서 풀옵션 단일 트림 전략을 쓰면서 소비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편의기능이 빠진 것은 판단 미스라고 본다. 풀옵션급이라는 캐딜락 XT4에는 오토 홀드 기능이 없다. 이틀 간 400km 이상을 주행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이 즐거웠지만, 다수의 정체 구간으로 인해 발 끝부터 전해지는 피로감이 유난히 컸던 것은 사실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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