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대표 카허 카젬)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쉐보레 트랙스가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실종됐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공장 가동이 제한되면서, 트랙스 생산을 일시 중단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두 달간 소형SUV 쉐보레 트랙스를 생산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차량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칩이 부족해지면서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처럼 한국GM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반도체 칩 부족의 영향으로 부평 1~2공장의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말리부 생산에 더욱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말리부의 생산량은 지난달 629대로 전월 대비 22.6% 늘었다. 지난 9월에도 전월 대비 101.2% 늘어난 513대가 생산됐다. 현재 트랙스와 말리부는 한국GM의 부평2공장에서 함께 생산되고 있다.
반도체 칩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조사는 보다 효율적인 공장 운영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트랙스의 경우 동급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등장 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판매된 트랙스는 총 2138대로 지난해 동기 5556대와 비교해 61.5% 줄었다.같은 기간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6992대가 팔렸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실적이지만,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의 영향이 크다. 해당 모델은 국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해외로 수출되는 물량이 상당하다. 올 들어 10월까지 수출된 트레일블레이저의 수는 11만5862대다. 이는 현대차 코나(15만8981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국GM 측은 트렉스가 여전히 내수 및 수출 실적에 기여하는 모델이며, 단종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올 들어 10월까지 트랙스는 2만6232대가 수출됐다. 같은 기간 내수 시장에서도 2138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급감함에 따라 제조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며 "초기보다 반도체 수급 관련 상황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인해 올해 글로벌 완성차 생산량이 77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800만대 감소한 수치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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