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안정'으로 해답 찾은 유통가, '위드코로나' 채비 완료

시간 입력 2021-11-25 15:53:41 시간 수정 2021-11-25 15: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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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조기 인사 신세계그룹, 쇄신안 내놔
현대百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 유임…안정 택해
롯데그룹, 조직 혁신에 고삐…인재 중용 적극

"보릿고개를 넘어보자"며 새 도약 다짐으로 올 한해를 시작했던 유통업계 총수들은 올해도 예년 보다 빨리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전략 수립에 고삐를 당겼다.

올해 임원인사 키워드는 '인재 확보' 였다. 과감하게 빗장을 여는 한편, 성과를 보인 임원은 승진으로 보상했다.

또, 세대 교체를 시도하는 곳이 있는 반면,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는 곳도 있어 '변화와 안정'이 공존했다.

▲ⓒ(좌)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사진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정용진 '안정'·정유경 '변화'

신세계그룹은 지난 10월 일찌감치 내년도 임원인사를 마쳤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만큼 빨리 조직을 재정비하고 철저히 대비하자는 차원에서다.

평소 경영 스타일도 다른 만큼, 정용진 부회장은 '안정'을, 정유경 총괄사장은 '변화'를 꾀해 상반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백화점 부문은 주력 계열사 신세계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까사, 마인드마크 등 총 5곳의 수장을 교체했다. 작년 임원 자리를 축소하고 '신상필벌'을 강화하겠다며 독한 인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경우 세대교체는 3년 만이다. 손영식 신임 대표는 신세계디에프를 이끌다 작년 물러난 이후 1년 만에 다시 대표 자리에 앉았다. 백화점 MD 출신으로 지난 1987년 백화점 입사 이후 상품본부장, 패션본부장 등을 맡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스메틱과 패션부문 나눠 경영진을 내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를 통합했다. 코스메틱부문을 이끈 이길한 대표가 총괄 대표로 정해졌다.

외부 영입도 있었다. 신세계까사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써머스플랫폼, 여기어때컴퍼니 등을 거친 최문석 대표를 내정했다.

작년까지 세대교체에 주력했던 이마트 부문은 올해 모든 대표이사를 유임시켰다.

특히 외부 출신이면서 2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강희석 대표의 그룹 내 입지는 더 단단해졌단 평가다. 지난해에 이어 온·오프라인을 모두 담당하게 됐다. SSG닷컴 IPO와 이베이코리아 통합 작업 등이 내년도 주력 과제로 꼽힌다.

▲ⓒ(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제공=각 사>

◇현대백화점그룹, 현 사장단 지휘봉 그대로…사장급 최초 영입

현대백화점그룹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임원인사를 치렀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이 수장을 교체한 만큼 현대백화점 대표의 거취도 예상이 어려웠다. 특히 김형종 대표와 장호진 대표가 임기 말이기 때문에 교체냐 연임이냐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정지선 회장은 '유임' 카드를 꺼냈다. 모든 계열사가 견조한 실적을 낸 만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 판단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점포 '더현대 서울'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실적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한편 한섬은 외부 인재를 영입해 '해외 패션'을 보강한다. 패션 업계 경력과 연륜을 두루 갖춘 삼성물산 출신의 박철규 사장을 영입했다. 외부 출신에게 사장급 임원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정적 기조 아래 변화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롯데그룹, '순혈주의' 옛말…"뼈를 깎는 혁신" 

그간 '롯데맨'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려왔다.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으나, 변화와 혁신에는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순혈주의를 깨고 과감하게 혁신을 시도했다. 주요 사업부인 유통과 호텔사업을 총괄하는 자리를 외부 출신에게 내준 것이다.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한국 P&G 대표, 홈플러스 부회장,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등을 역임한 유통 전문가다. 또 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직전까지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컬처웍스 대표에는 최병환 전 CGV 대표를 영입했다. 백화점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 측은 이번 인사가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성과를 낸 임원은 승진으로 보상했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이 승진 명단에 올랐으며,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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