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대가 변해도 특유의 스포츠성은 그대로 'BMW iX'

시간 입력 2021-11-28 07:00:01 시간 수정 2021-11-26 16: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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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순수 전기 모델 'iX'.<사진제공=BMW 코리아>

긴 시간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충분한 자신감과 노하우가 있지 않다면 말이다. BMW는 자신들만의 스타일이 명확한 브랜드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차로도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는 전기차 시대가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엔진에서 벗어나 전기 모터로 차가 달리는 시대가 됐지만 BMW는 자신들의 색깔을 명확히 드러낸다. 달리는 즐거움이 있는 BMW의 순수 전기 모델 iX를 지난 23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만났다.

iX는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이다. 전면부는 센서와 카메라가 장착된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눈에 확 들어온다. 뉴 4시리즈에 적용된 이 그릴이 전기차로 넘어왔다. 일각에서는 혹평을 하지만 얇은 헤드램프와 만나니 제법 멋스럽다. 미래 지향적인 것이 전기차와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손잡이가 안으로 숨겨진 플러시 핸들과 BMW의 럭셔리 대형SUV X7에서나 볼법한 22인치의 대형 휠은 iX가 고급 전기차임을 단 번에 알 수 있게 한다.

플래그십 순수 전기 모델 답게 지속 가능성과 럭셔리함이 공존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다양한 친환경 소재들이 눈에 띈다. 센터 콜솔에 나무 소재가 적용돼 고급감과 자연친화적 느낌을 동시에 준다. 실내의 천연 가죽은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태닝제가 아닌 올리브 잎 추출물로 가공돼 친환경적이다.

실내 바닥 커버와 매트는 재활용 나일론을 특수 공정으로 처리한 합성섬유로 제작됐다. 앞범퍼 에이프론, 도어 패널 하단, 카울 커버, 범퍼 가이드, 테일게이트 패널 및 도어 패널의 표면 등 차량 전체에 사용된 열가소성 수지의 20%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요즘, BMW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육각형의 운전대와 하나로 이어진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친환경 소재가 듬뿍 들어간 BMW iX 실내.<사진=이지완 기자>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생소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원형이 아닌 육각형이다. 차량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와도 잘 어울린다.

시트의 착좌감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푹신한 쇼파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고급 가죽이 주는 질감과 몸을 부드럽게 지탱해주는 포근함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이 시트 바닥 부분에서 도어 쪽으로 올라왔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바워스&윌킨스(B&W)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B&W 사운드 때문에 차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앞·뒤·좌·우뿐 아니라 시트 등받이와 바닥 부분에서 진동이 쿵쾅하고 느껴진다. 무려 30개의 스피커가 차량에 내장돼 있다. 말 그대로 사방에서 쿵쾅거린다. 입체감과 몰입감이 상당하다.

BMW iX에는 시트와 운전대 열선 뿐 아니라 운전자가 접촉하는 차량 내부 곳곳에 히팅 포인트가 존재한다. 운전대 아래 부분, 글로브 박스 리드, 도어 안쪽 면에 히팅 기술이 적용됐다. BMW 코리아는 이를 히든 컴포트 패키지라 부른다. 열을 효과적으로 쓰면서 승객의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해준다. 히터를 너무 강하게 틀어 실내가 답답해지는 것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BMW iX 2열. 바닥이 평평하고, 앞뒤 간격도 넓어 쾌적하다.<사진=이지완 기자>

BMW iX 트렁크. 기본 500L 최대 1750L 확보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사진=이지완 기자>

iX의 크기는 전장 4955mm, 전폭 1965mm, 전고 1695mm, 휠베이스 3000mm로 대형SUV다. 대형차인 만큼 실내 거주성이나 적재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2열은 174cm 이상의 성인 남성 3명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트렁크는 기본 500L, 2열 폴딩 시 1750L가 확보된다.

iX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시승 시 꼭 스포츠 모드를 활용해보길 추천한다. 계속 페달을 밟고 싶게 만든다. 마치 우주선을 타고 가는 듯한 느낌이다.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와 BMW가 공동 개발한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의 영향이다. 전기차 시대에는 차량 조작 시 구현되는 사운드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승차는 iX xDrive40이다. 2개 전기 모터가 합산 최고출력 326마력, 합산 최대토크 64.2kg·m의 힘을 발휘한다. 차량 총 중량이 2740kg(공차 중량: 2415kg)인 iX xDrive40 모델의 움직임은 "역시 BMW"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단순히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됐다고 해서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다. 크고 무거운 iX가 BMW 특유의 스포츠성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iX는 차체 프레임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차체 무게 최적화로 무거운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도 민첩성이 저해되지 않는다. 실제 주행해본 iX는 고속에서는 물론이고, 곡선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고 안정적이었다.

BMW iX에 적용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사진=이지완 기자>

안전·편의사양도 빠지지 않는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탑재된다. 여기에 기존보다 개선된 서라운드 뷰, 스마트폰으로 차량 및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3D 뷰를 통해 손쉬운 주차를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 거리까지 차량의 후진 조향을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등도 기본 제공된다.

이밖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도어 소프트 클로징, 초광대역(UWB) 기술을 적용한 BMW 디지털 키 플러스,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의외로 보기 어려운 BMW 기본 내비게이션의 단점을 잘 커버해준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는 크고 선명하다. 화면이 커지면 왜곡이 생길 수 있는데 그런 점이 전혀 없다는 점이 놀라웠다.

BMW 코리아가 국내 선보인 순수 전기 모델 iX.<사진제공=BMW 코리아>

확실히 iX는 기존 브랜드들이 보여준 전기차와는 다르다. 곳곳에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회생제동 단계를 주행 중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운전대 뒤의 패들 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었다면 좀더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주행거리 또한 아쉽다. iX xDrive40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한 거리는 313km다. 국내 인증이 워낙 까다로워 해외보다 수치가 크게 줄어든다고 하지만 1억원이 넘는 가격대를 고려할 때 아쉬운 수치임은 분명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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