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證, ‘강달러’에 외화예금 급증… 6118억원 유입

시간 입력 2021-12-06 07:00:11 시간 수정 2021-12-05 11: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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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개 증권사, 3분기 전년대비 7.1%↑…유동성 확보·서학개미 증가 요인
삼성증권·KB증권도 외화보유량 1000억~4000억 수준 증가

올들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외화예금 보유량이 크게 늘고 있다. 해외주식에 관심을 가진 개인투자자 수가 많아졌고, 현금성 자산인 달러를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증권사 59곳의 외화예금은 지난해 동기 7조1421억원 대비 7.1%(5037억원) 증가한 7조6459억원으로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 증가폭이 가장 컸다. NH투자증권의 외화예금은 작년 대비 6118억원 늘어난 1조529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과 KB증권이 각각 4393억원, 1141억원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최근 증권사 외화예금이 늘어난 배경은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 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지난 6월부터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2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96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전환했지만 원달러환율은 여전히 1181원대를 기록 중이다. 연 최저점이 1082.5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9%대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에 따른 증거금 수요 폭증으로 달러 품귀현상을 겪은 후 증권사들은 외화예금을 급격히 늘렸다. 유동성 위축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외화예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여러 변수에 대비할 수 있고, 해외법인 등에서 투자가 필요할 경우 자금조달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증가한 점도 외화예금 증가 요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투자자 해외주식 매매규모는 2771억달러(약 326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매매규모(1983억달러) 대비 39.7%(788억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환손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체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외화예금이 줄어든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미래에셋증권 외화예금은 올 3분기 656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385억원,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7756억원으로 같은 기간 3391억원 처분했다.

이들 증권사는 해외법인 등에서 활용해야 할 투자가 늘면서 외화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대체투자 등 기업금융(IB) 업황이 위축되면서 제동이 걸렸다가 올해 점차 회복되며 투입되는 자금이 정상화된 결과다.

이와 관련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전분기나 코로나 이전 시기를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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