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효율·힘 둘 다 잡았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간 입력 2021-12-11 07:00:01 시간 수정 2021-12-10 16: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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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2개의 전기모터로 파워풀한 주행 선사
공인 연비 17.5km/L를 웃도는 연료 효율 갖춰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사진=이지완 기자>

치열한 자동차 시장에서 수십 년간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자동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오랜 기간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대가 변해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의 어코드는 주목할 필요가 있는 차다. 이 차는 1976년 글로벌 출시 이래 30여년간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이미 열 번이나 변신을 시도한 혼다 어코드는 올해 또 다시 달라진 모습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찾아왔다. 시승차는 10세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부분변경 모델(투어링 트림)이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전장 4905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2830mm의 중형 세단이다. 국산차 중에서는 K5와 비슷하다. 기아 K5의 크기는 전장 4905mm, 전폭 1860mm, 전고 1445mm, 휠베이스 2850mm다.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측면.<사진=이지완 기자>

부분변경된 외관은 '스포티'로 정의할 수 있다. 전작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크롬 장식의 전면 그릴과 19인치 휠이 스포티함을 극대화한다. 기존 장점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혼다의 상징인 H 마크를 감싼 푸른색 배경의 엠블럼은 앞뒤에 동일하게 배치돼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멀리서도 알 수 있게 한다. 보닛 위에서부터 그릴까지 사선으로 떨어지는 라인이 날렵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실내. 화려하지 않고 투박하다.<사진=이지완 기자>

실내도 디자인 측면에서 큰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운전자를 위한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1열 통풍 시트와 운전대 열선이 새로 추가된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오너들은 추운 겨울에 장갑을 끼고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없으면 섭섭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유·무선으로 연결 가능하다. 전자기기를 많이 활용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USB 단자가 4개나 있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중앙 화면 사이즈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의 존재로 주행 시 도로 정보 확인 등에 큰 불편함은 없지만, 투박한 8인치 화면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간결함을 추구하는 일본 브랜드들의 특성인 것 같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매력은 주행 시 100% 발휘된다. 우선 하이브리드는 얌전하다는 편견을 깨준다. 혼다는 i-MMD 시스템을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탑재해 스포츠성을 극대화했다. 2개의 전기모터만으로 184마력을 끌어낸다. 여기에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2.1kg·m의 2.0L DOHC i-VTEC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조화를 이뤄 합산 최고출력 215마력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제법 달리는 맛이 나는 이유다.

직선뿐 아니라 곡선에서도 안정감이 있다. 액티브 컨트롤 댐퍼가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제어하는 덕분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속 주행 시 외부 소음 유입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전기모터와 엔진의 동력 전환 시 이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혼다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갖춘 브랜드로 평가 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뒷좌석 및 안전벨트 리마인더 기능이 추가됐다.<사진=이지완 기자>

추가된 안전사양 중에서는 뒷좌석 및 안전벨트 리마인더가 가장 눈에 띈다. 운전자가 뒷좌석을 확인할 수 있게 유도해 승객 방치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이다. 시승 중 잠시 정차해 문을 열었는데, 디지털 계기반에 '뒷좌석 체크'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아이가 있는 아빠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기능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파주까지 왕복 약 80km를 달렸다. 복잡한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을 거쳐 합산된 실주행 연비는 18.6km/L로 나왔다. 공인 연비인 17.5km/L를 웃도는 결과다. 2.0L 가솔린 엔진에 e-CVT 변속기가 맞물려 연료 효율을 끌어올린 덕분으로 보인다. 전기, 하이브리드, 엔진 모드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는 상황에 따라 최적의 주행을 가능케 하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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