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미국 담배사업 중단…글로벌 사업 ‘주춤’

시간 입력 2021-12-16 07:00:07 시간 수정 2021-12-16 08:11:4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단기 재무적 영향 크지 않을 것"…중동·아태 시장 수출 강화 계획

KT&G가 미국 궐련담배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는 미국 판매용 궐련담배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금액은 2057억6433만8381원으로 작년 미국 법인 매출액이다. 작년 전체 매출의 3.9%를 차지한다. 영업정지 기간은 12월 14일부터 향후 재개를 결정하는 시점으로, 재개 일자는 미정이다.

KT&G의 올해 3분기 누적 미국 법인 매출액은 1182억원이다. 지난해는 1424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7.0% 줄었다. 올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4조1788억원으로 미국 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해외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1.3% 수준이다.

KT&G가 미국 시장에서 궐련담배 사업을 중단하면서 연결 매출액 대비 3.9%의 매출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현지 규제와 기업 현금 흐름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으로 사업 전략과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미국은 멘솔 금지 입법, 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 추진 등 궐련담배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미국 법무부가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담배의 규제 준수 현황에 관한 포괄적 문서제출을 명령하고 FDA 동등성 심사를 위한 기술적 자료제출 등을 요구하면서 KT&G의 규제대응 업무 부담과 비용이 가중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물류대란에 따른 선복확보 어려움과 미국 저가담배시장 경쟁 가열로 외국 기업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는 것도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작년 미국 법인의 매출액은 약 246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KT&G의 에스크로 예치금인 23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에스크로 펀드는 미국 내 담배소송 발생 등에 사용하는 기금으로 해당 펀드에 가입한 업체만 담배를 판매할 수 있다. 앞으로 에스크로 예치금 급증으로 부담이 늘면서 장기 예치금이 KT&G의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KT&G는 미국 법인인 'KT&G USA'를 유지하며 잠정 중단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KT&G는 글로벌 사업전략 관점에서 미국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대신 KT&G는 중동과 아시아태평양과 같은 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사업 건전성을 개선할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미국 수출이 중단되더라도 규제 관련 판관비 절감과 타지역 확대를 통한 수출 물량 확대를 통한 커버 등을 감안한다면, 단기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KT&G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KT&G는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미국의 규제 환경을 점검한 이후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랑 기자 / yr1116@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