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 엇갈린 금융투자업계…증권사 유임·자산운용사 교체

시간 입력 2021-12-20 07:00:12 시간 수정 2021-12-19 18: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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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대부분 ‘승진·유지’…증시호황에 따른 실적호조 영향
자산운용사는 ‘쇄신·칼바람’…내년 ETF 시장 대격돌 예고

최희문 미래에셋증권 신임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CEO) 거취가 엇갈렸다. 연말 인사철을 맞아 현재까지 진행 중인 CEO 인사 특징을 보면 증권사는 승진하거나 연임·유임, 자산운용사는 교체를 통한 변화와 쇄신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 임원인사가 연이어 진행되는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CEO 인사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달 초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 신임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창업멤버로서 25년 동안 증권, 운용, 생명, 캐피탈 등의 CEO를 역임하며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문경영인이 회장 자리에 오른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현 다우키움그룹 신임 부회장(왼쪽),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의 경우 4년간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이현 대표가 다우키움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실질적으로 그룹사를 총괄하게 됐다. 이 신임 부회장은 키움증권에서 리테일총괄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냈고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그룹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황현순 그룹전략 경영실장(부사장)이 이끌게 된다.

(왼쪽부터)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 <사진=각 사>

임기가 2024년 3월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유임을 결정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에 대한 과감한 교체카드를 꺼내 들자 안심할 수 없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지켜졌다는 평이다. 장 대표는 삼성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써 내려 가고 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 체제도 1년간 더 유지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이들 각자대표를 KB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박 대표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징계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경쟁력 확보와 실적개선을 이끌어내는 등 실력으로 이겨냈다. 김 대표 역시 IB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조직개편과 인재영입을 추진해 KB증권 IB부문 입지를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4조9248억원 규모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80억원 대비 45.6배 급증한 수준이다.

(왼쪽부터)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진=각 사>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6개 계열사 CEO교체를 비롯해 자회사 사장단 추천 및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를 실시하고 이 대표를 재신임했다. 그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며, 재임기간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등 업적을 달성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3연임에 성공했다. 17일 한국금융지주는 2022년 계열사별 조직개편과 정기임원인사를 열고 2023년까지 유임을 결정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도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인사의 핵심은 실적호조로 보인다”며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뿐만 아니라 순이익 ‘1조클럽’까지 달성한 상황에서 무리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신임대표이사 최창훈 부회장(왼쪽), 이병성 부사장. <사진=각 사>

반면 자산운용사는 인재 영입과 세대교체 바람이 한창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최창훈 부회장,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부회장은 1969년생, 이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모두 50대 초반이다.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신임대표이사, 배재규 신임대표이사,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각 사>

자산운용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서봉균 삼성증권 부사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하며 변화를 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인선하며, 배 대표의 전문분야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력 확대 길을 열었다.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사장을 영입했다. 내년초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해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의 실적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금융계열사에서 증권사 비중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자산운용사 CEO 자리에 대한 교체 카드를 꺼내든 곳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재영입을 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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