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first’에 담긴 윤호영의 기술중심 철학

입력 2021-12-24 07:00:09 수정 2021-12-28 14: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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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플랫폼 수익 290억원…전년보다 3.4%P ↑
막대한 고객 수에서 사업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축

윤호영 체제의 카카오뱅크가 종합금융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술 역량 강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메기에서 고래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 혁신적인 플랫폼이었던 만큼 경쟁력 있는 IT 기술력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평소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기술과 혁신을 통해 금융과 고객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기술 회사’라는 그의 경영 관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영업수익 2770억원 가운데 플랫폼 수익의 비중은 10.5%(290억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1%보다 3.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카카오뱅크의 주 수익원은 여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수익, 즉 예대마진이다. 그런데도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상장한 후 처음으로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이어 3분기 자료까지 ‘플랫폼 역량’ 항목을 목차 상단에 구성했다. 금융과 고객이 만나는 곳인 만큼 플랫폼 혁신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카카오 출신답게 자율적인 분위기를 보장하는 가운데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은 듣는 그는 카카오뱅크 내에서 직함 없이 영어식 이름인 '대니얼'로 불린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대한화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에르고다음다이렉트와 카카오를 거쳐 2017년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카카오라는 빅테크와 금융업계를 두루 섭렵했기에 지금의 접속자 1위 금융플랫폼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올해 8월 IPO(기업공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이 많이 쓰면 혁신”이라면서 “카카오뱅크는 혁신적인 기술, 카카오 에코시스템, 강력한 플랫폼 파워 등을 적극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선사하고 은행을 넘어 금융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7월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모든 영업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뤄진다. 설립과 동시에 카카오뱅크로 자리를 옮긴 윤 대표는 ‘편의성’을 최우선 기술개발 목표로 삼았다. 은행권 최초 공인인증서 폐지나 주요 기능을 하나의 앱에서 구현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은 편의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윤 대표는 IT 인력들에게 충분한 개발 여건을 보장하면서 혁신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 플랫폼은 올해 3분기 기준 월 평균 모바일 앱 이용자 1470만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내 금융 앱 중 가장 큰 규모로, 막대한 고객 수와 이를 통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윤 대표의 올해 가장 큰 업적은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올 하반기 최대 대어급 기업공개로 불린 카카오뱅크 IPO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58조원, 최대 경쟁률 203.1대 1을 기록했다.

윤 대표는 IPO 앞둔 시점에서 "상장하는 것은 결혼하는 것"이라며 "평생 단 한번 중요한 행사를 치르는 느낌이고, 일부 주주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만큼 공공성을 띤 당국 정책도 충실히 이행 중이다. 올해 중금리 대출 비중을 20%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중·저신용자들에게 여신을 공급 중이다. 여기에 따르는 리스크도 윤 대표가 강조한 '기술'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중금리 대출에 특화된 신용평가모형(CSS) 개발과 고도화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인 만큼 급격한 연체 리스크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익이 역대 최대 기록을 기록했음에도 혁신성에 대한 기대감보다 대출규제와 중금리 확대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존 금융사들이 플랫폼 편의성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고속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기술력을 강화한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카카오뱅크의 ‘금융기술연구소’는 인공지능(AI), 생체인증, 보안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연구 중이다. 또 카카오의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함께 언어 모델,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 운영 효율화 등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후발주자와 플랫폼 경쟁력 격차를 유지하고자 인재 추가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서버 개발자, 금융 IT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총 3개 분야에서 채용전환형 개발자 인턴 모집에 나섰다. 지난 9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0년 결산 개별 자산 2조원 이상 금융사의 입사율과 퇴사율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 입사율은 3.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대부분 입사율이 0%대를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윤 대표의 인재확보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내년에는 카카오 계열인 카카오페이와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사업에 치중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결제 등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두 회사는 경쟁·협업 속에서 놀랄 만큼 빠르게 성장했고, 모바일 유저 중심의 새로운 시장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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