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지점 100곳 폐쇄…증권사, 메타버스 ‘잰걸음’

시간 입력 2021-12-29 07:00:08 시간 수정 2021-12-29 08: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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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트렌드 반영… 업무 효율성·비용절감 효과까지
디지털 사각지대 소외계층 배려 미흡은 해결과제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지점 통폐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시장이 더 커지면서 지점수가 100곳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내년 사업전략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줄이는 반면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중심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증권사 지점(영업소 포함)은 951곳으로, 지난해 동기 986곳에 비해 35곳이 감소했다. 앞서 2019년 1046곳과 비교하면 95개 지점이 줄어 코로나19 이후 100곳 가까이 지점이 폐쇄된 것이다.

최근 2년 간 지점이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9년 3분기 124곳에서 올 3분기 108곳으로,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68곳에서 52곳으로 각 16개 지점이 없어졌다. 이어 한국투자증권(88개→79개), 미래에셋증권(87개→78개), NH투자증권(85개 →76개) 등이 9개 지점이 줄었다. KB증권(-7), 대신증권(-4), 유안타증권(-3), 한화투자증권(-2), 하나금융투자(-1) 등도 지점이 줄어든 상위 10개사에 포함됐다.

내년에도 이 같은 통폐합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망 다이어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내년초 지점 통폐합을 공식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1월1일부터 10개 지점을 5개 지점으로 통폐합한다. 대상 지점은 △강남대로2PB센터→강남대로1PB센터 △강동PB센터→잠실PB센터 △수유동→돈암동 △합정동→마포PB센터 △정자PB센터→분당PB센터 등이다. 지점을 줄이는 대신 1개 영업소를 신설한다. 영업소는 지점보다 작은 형태로 운영된다. 주로 지점을 없애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질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증권은 내년 1월16일 12개 지점을 6개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통폐합이 예고된 지점은 △강동WM(자산관리)브랜치→잠실WM지점 △거제WM브랜치→창원WM지점 △관악WM브랜치→여의도WM지점 △김해WM브랜치→부산WM지점 △익산WM브랜치→전주WM지점 △진주WM브랜치→창원WM지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 비대면 트렌드가 활성화되고 업무효율성 및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며 “증권사들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시키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비대면 플랫폼 환경도 이전보다 개선된 상태이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혁신 플랫폼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MTS를 실제 상품거래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메타버스를 계좌개설이나 투자상담 공간으로 이용하는 추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한 증권사들은 MTS 외에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대체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미 증권사들의 메타버스 전략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애플리케이션인 ‘NH투자증권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증권사 사옥 등 실제와 흡사한 환경에서 투자활동을 진행 중이다. 콘퍼런스 홀 좌우에 배치된 키오스크는 다양한 MTS 서비스와 연동돼 중개형ISA 계좌 개설이나 해외주식 조회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일까지는 메타버스 로비 공간 내에 투자 상담 부스를 마련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어드바이저 상담도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통해 메타버스 지점을 선보였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을, 삼성증권은 우수사원 시상식을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메타시티포럼이 추진하는 남양주시 메타버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IBK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중 메타버스 지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이버지점을 개설해 △금융정보(투자정보 및 시세) △금융교육 서비스 △비대면 계좌개설 등 오프라인 지점에서의 거의 모든 업무가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보스아고라(블록체인업체), 에이트원(메타버스 플랫폼 업체), 유라클(모바일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 증권사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영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MTS 서비스 수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 확보도 필수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메타버스 지점이 오프라인 지점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기술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하지 않을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디지털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 이상의 어르신을 위한 수단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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