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저축은행 인수… 사업다각화 시너지 ‘험로’ 예상

시간 입력 2021-12-30 07:00:04 시간 수정 2021-12-29 17: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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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證-유진저축銀·SK證-MS저축銀 인수
금융당국 가계대출규제에 수익원 창출 ‘난항’

올해 KTB투자증권, SK증권이 각각 유진저축은행, MS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소매금융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진출로 제대로 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투자 부담과 함께 정부 대출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로부터 MS저축은행 인수 관련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안건을 승인받았다. SK증권은 MS저축은행 지분 93.57%를 취득하고 인수대금 390억원을 지급했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이달 초 유진저축은행 100% 주주인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60.19%를 2003억원에 취득했다. 금융위가 유진저축은행, 유진에스비홀딩스 합병을 승인하며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 후 곧바로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졌다. 유진저축은행은 지난 21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황준호 KTB투자증권 그룹전략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경영총괄 부사장은 김정수 전 KTB투자증권 경영지원부문장이, 이사회 의장은 임창섭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맡는다.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건 키움증권의 TS저축은행 이후 약 5년 만이다. 키움증권은 2013년 삼신저축은행, 2016년 TS저축은행을 인수했으며 각각 키움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으로 출범했다.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이유는 사업범위를 소매금융으로 확장시키는 등 사업다각화는 물론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의 경우 저축은행을 통해 안정적인 수신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증권사 입장에선 저축은행과 제휴해 ‘스탁론’(주식매입자금대출)을 통한 수탁수수료를 확대를, 저축은행도 이자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정부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기조로 인해 저축은행 여신부문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협업 영업성과가 부진할 경우 재무적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유진저축은행이 총자산 3조381억원(1분기 기준)으로 업계 7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덜하지만 SK증권이 인수한 MS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총자산 4178억원(2020년 기준)으로 업권 내 47위권에 불과하다. 영업점도 대구 2개소와 경산 1개소에 불과해 SK증권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증권이 MS상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발생한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영업 시너지효과 창출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SK증권은 단기적 수익창출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원 다변화,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큰 그림을 그려둔 상태”라며 “향후 안정화를 거쳐 수익원 다변화 등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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