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동맹부터 인재영입까지…이통사, ‘탈통신’ 가속페달

시간 입력 2022-01-20 07:00:04 시간 수정 2022-01-19 16: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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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한은행과 4375억 지분교환…메타버스·NFT·AI·로봇 공동 개발
LGU+, 신사업 육성 위해 미디어 콘텐츠 분야 전문가 연이어 영입  
SKT도 최고기술책임자(CTO)·메타버스 사업 담당 수장 교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연초부터 ‘탈통신’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대형 금융회사와 핀테크(IT+금융) 동맹을 맺었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신사업 부문 인재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기존 먹거리인 유무선 통신 분야 외에 콘텐츠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미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대표 구현모)는 최근 신한은행과 4375억원 규모의 지분 협력 방식으로 ‘미래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통신사와 금융회사가 지분을 교환하며 미래 신사업 협력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AI,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영역에서 미래금융 DX, 플랫폼 신사업을 중심으로 23개 공동사업에 속도를 낸다.

양사는 KT의 AI·빅데이터 등 ICT 역량에 신한은행의 금융 인프라를 합쳐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래금융DX 분야에서는 KT의 데이터분석, 자연어처리(NLP) 등 AI 역량과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완성한다. 대표적으로 금융특화 AICC(AI컨택센터)가 있다. AI 기반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신한은행의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에 KT의 로봇·미디어월 기술을 융합하는 방식이다.

신사업 분야 협력에도 나선다. 양사는 KT가 보유한 상권정보 등을 접목해 부동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검토 중이다. NFT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발행 및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공동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앞서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과의 제휴협력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현대로보틱스, 현대HCN, 웹케시그룹, 엡실론 등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추진해왔으며, 지니뮤직의 ‘밀리의서재’ 인수 등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도 성사시켰다. 지난해 초부터는 글로벌 IT기업인 아마존과 손을 잡고 AI 음성기술 공동 연구 및 관련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제휴협력은 구현모 대표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결과다. 구 대표는 올 초 신년메시지에서 “디지코 사업은 10년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대세 성장의 시작 단계”라며 “제휴협력은 기업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옥. <사진제공=각 사>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인재영입을 통해 신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는 새해부터 미디어 콘텐츠 분야 전문가인 이덕재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잇달아 선임했다.

이덕재 CCO는 약 26년간 방송제작, 콘텐츠 사업 전략, 운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tvN 본부장을 거쳐 CJ ENM 미디어 콘텐츠부문 대표, CJ ENM 아메리카 대표를 역임했다. LG유플러스에서는 플랫폼별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등 콘텐츠·플랫폼 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1974년생인 황 CDO는 데이터사업 전문가다. 미국 델타항공에서 고객관리시스템(CRM) 분석 업무를 시작으로, 다이렉TV 비즈니스 분석 수석이사, AT&T 콘텐츠인텔리전스1·빅데이터 책임자, 워너미디어 상품·데이터플랫폼·데이터수익화 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황 CDO는 데이터사업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AI, 빅데이터, 전사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활동을 주도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관련 분야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콘텐츠·플랫폼사업단 인력 규모를 지난해 대비 150% 늘릴 계획이다.

SK텔레콤(대표 유영상)도 이달 AI 등 기술을 총괄하는 임원과 메타버스 담당 임원을 동시에 교체했다.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겸 11번가 대표가 신임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양맹석 메타버스사업담당이 메타버스컴퍼니(CO)장에 임명됐다. 

이 CTO는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 AI 기술 전문가다. 앞으로 ‘AI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라는 비전을 선언한 SK텔레콤의 연구 개발부문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양 메타버스CO장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주도했다. 올해는 콘텐츠 확대와 사용자의 충성도 제고, 경제시스템 도입 등 이프랜드의 외연 확대와 사업적 퀀텀점프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의 업종을 뛰어넘는 제휴협력과 인재영입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통신사들의 신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비통신 분야 관련 다양한 제휴와 인재영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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