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양강 삼성-미래에셋, 수수료 인하 신경전…‘ETF 왕좌’ 다툼

시간 입력 2022-02-03 07:00:03 시간 수정 2022-02-03 08: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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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장점인 ETF 위주 맞춤형 수수료율 인하 단행
최저보수 타이틀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 일환
국내증시 하락세에 ETF 등 해외 간접투자 관심 늘어

최근 업계 양대 자산운용사들이 연이어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율을 인하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가 강점이 있는 종목에 최저수준 운용보수율을 적용해 시장점유율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ETF 순자산 총액은 70조원대 수준이다. 지난해 1월말 54조원대 초반인 것과 비교해 약 30% 증가한 규모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운용사별 ETF 순자산 총액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29조8083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5조1149억원으로 추격 중이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5조4845억원, 3조2926억원 수준이다. 

이들 자산운용사는 ETF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수수료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ETF 등 간접투자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쏠리면서 운용사 간 수수료율 인하 경쟁에 나선 것이다. 

특히 ETF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경전이 눈에 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강점을 가진 ‘해외지수’ 종목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이 우위에 있는 ‘레버리지’ 종목 중심으로 수수료율을 낮췄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지난달 4일 미국 S&P5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미국S&P 500레버리지 ETF’ 총보수율을 연 0.58%에서 연 0.25%로 인하했다. 이는 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지수 레버리지 ETF 총 보수율 중 최저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에도 레버리지·인버스 ETF 4종 운용보수를 0.09%에서 0.022%로 낮춘 바 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14일 △KODEX 미국반도체 MV △KODEX 미국스마트모빌리티 △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KODEX 10년 국채선물 △KODEX 미국채 10년 선물 등 국내외 주식형·채권형 주요 ETF 7종 운용보수를 적격 인하했다. KODEX 10년 국채선물은 기존 연 0.25%에서 연 0.07%로, 나머지 ETF는 연 0.3~0.45%에서 연 0.09%로 인하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쟁 운용사가 장점을 가진 분야의 ETF 수수료를 인하한 점이 눈에 띈다”면서 “미국 주식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ETF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위 그룹 자산운용사는 지난해 운용보수를 일찌감치 인하했다. 양대 자산운용과 경쟁에서 ETF상품 인지도가 떨어지는 만큼 낮은 수수료율을 장점으로 내세운 결과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KBSTAR 미국 나스닥100’ 보수를 연 0.07%에서 연 0.021%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BSTAR200’을 연 0.045에서 연 0.017%로 낮췄다. 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9월 KINDEX 코스피, KINDEX 코스닥150, KINDEX 국고채10년 등에 대한 운용보수율을 연 0.1~0.25%에서 연 0.02%로 인하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은 적극적인 인재영입과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치열한 ETF 경쟁을 예고했다”며 “운용보수 인하도 ETF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운용업계 최저보수 경쟁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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