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로 넘어간 시트로엥, 국내서 철수 수순

시간 입력 2022-02-09 07:00:09 시간 수정 2022-02-09 08: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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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사 "한불모터스 재고 소진 후 입항 계획 없어"
전시장과 딜러 명함에서도 시트로엥 브랜드 빠져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시트로엥의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12년 국내 진출 후 10년 만이다. 전국의 푸조‧시트로엥 딜러사들은 이미 시트로엥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시트로엥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시트로엥은 2012년 당시 푸조의 공식 수입원이던 한불모터스가 국내에 출시한 브랜드다. 기존에는 PSA 산하 브랜드였지만, 지난해 FCA-PSA 합병에 따라 스텔란티스가 출범하면서 소속이 변경됐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국내 사업 구조도 최근 재편됐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푸조‧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에 대한 흡수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올해부터 푸조‧시트로엥에 대한 국내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국내 사업 재편과 맞물려 전국의 푸조‧시트로엥 딜러사들은 시트로엥 지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기존 푸조‧시트로엥 공동으로 운영되던 전시장이 전국적인 리뉴얼 작업을 거치면서 푸조 독립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딜러들의 명함에서도 시트로엥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푸조 전시장과 딜러 명함. 푸조의 신규 CI 작업 등으로 리뉴얼된 전시장에 시트로엥의 로고는 없다. 명함에도 시트로엥 로고는 존재하지 않는다.<사진=한불모터스, 독자 제공>
사진은 푸조 전시장과 딜러 명함. 푸조의 신규 CI 작업 등으로 리뉴얼된 전시장에 시트로엥의 로고는 없다. 명함에도 시트로엥 로고는 존재하지 않는다.<사진=한불모터스, 독자 제공>

시트로엥의 경우 재고가 소진됐지만 추가 입항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푸조‧시트로엥 딜러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큰 폭의 프로모션으로 시트로엥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 이는 모두 한불모터스 시절의 재고"라며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주문 물량은 3월부터 순차적으로 입항되는 데 푸조 물량뿐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던 시트로엥의 철수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낮은 인지도, 부족한 제품 라인업, 가솔린 부재 등으로 국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8~2021년 4년간 시트로엥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2801대에 불과하다. 2018년 953대, 2019년 743대, 2020년 715대, 2021년 390대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한불모터스 내부에서도 푸조 브랜드에 집중했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한국 지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PSA 측의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측은 시트로엥 국내 철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2022년 플랜과 관련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곧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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