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태양광, 원자재값 상승에 수익성 '뚝'…올해 전망도 '안갯속'

시간 입력 2022-02-17 07:00:04 시간 수정 2022-02-16 1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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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폴리실리콘' 가격, 2020년 초 8달러서 지난해 4분기 35달러로 '껑충'
올해도 친환경 수요 강화·미중 갈등 여파로 공급 난항…가격 하락요인 '미미'

자료: LG전자/단위: MW

LG전자(대표 조주완, 배두용)가 미래사업인 태양광 사업의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 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원자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공급은 미·중 갈등과 전력난 등 여파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중국 업체의 폴리실리콘 공장 신규 증설로 원자재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태양광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르고 미·중 갈등 장기화 영향으로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을 하는 LG전자 BS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6조925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8%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60%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영업손익이 3분기 –123억원, 4분기 –351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LG전자는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태양광 사업 부진을 꼽았다. 박충현 B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BS사업부 실적에 대해 “태양광 모듈 사업성과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산업의 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이 중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초 kg당 8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4분기 평균 35달러까지 상승했다. 웨이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격이 2020년 대비 29% 올랐다.

이는 각 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폴리실리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전 세계 공급량의 약 80%를 책임지는 중국의 생산량이 미·중 갈등과 전력난으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LG전자 태양광 패널 생산실적은 2020년 3분기 누적 1032MW에서 지난해는 3분기 누적 640MW까지 하락했다. 이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졌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태국 라용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사진제공=LG전자>

올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통웨이, 다초 등 중국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를 중심으로 55만t 규모 공장이 증설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신규 설비 가동 시점이 올해 연말로 예상돼 당분간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계획된 공장 건설이 원활히 진행되면 폴리실리콘이 올해 30%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은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제재 등 미·중 갈등의 장기화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모든 신장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신장 지역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달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업체들의 증설에도 강화되는 미·중 갈등과 ESG 이슈, 강한 태양광 수요 등으로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당 20달러 이상의 높은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보다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폴리실리콘 설비 증설은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당분간 현재 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기술력 향상을 통한 고효율·고출력 신제품 개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과 같은 구조적 어려움을 뚫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원자재 수요가 생산량을 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이 원자재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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