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더 똑똑하고 안전해진 美 SUV '쉐보레 트래버스'

시간 입력 2022-02-21 07:00:08 시간 수정 2022-02-20 09: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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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사양 탑재
최대 2780L까지 확보 가능한 넓은 공간
단단한 세팅으로 더욱 안정적인 주행 가능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외관.<사진=이지완 기자>

미국 RV 명가 쉐보레의 대형 SUV 트래버스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다시 돌아왔다. 2019년 국내 출시 당시 압도적인 크기와 넉넉한 공간으로 많은 아빠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차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트래버스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소재 더케이호텔에서 트래버스 하이컨트리를 만났다. 해당 트림은 트래버스의 5가지 트림(△LT 5470만원 △RS 5636만원 △프리미어 5896만원 △레드라인 6099만원 △하이컨트리 6430만원) 중 가장 최상단에 위치한다.

한국GM에 따르면 트래버스, 콜로라도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의외로 다수의 옵션이 포함된 상위 트림 판매 비중이 높았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컨트리가 도입됐다.

트레버스는 멀리에서 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슈퍼 SUV라는 별칭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크기에서부터 분위기를 압도한다. 트래버스는 전장 5230mm, 전고 1780mm, 전폭 2000mm, 휠베이스 3073mm로 구성된다.

부분변경 모델이라 디자인의 변화가 이전보다 크지 않지만 차이는 명확히 눈에 들어온다. ㄱ자로 뚝 떨어지는 보조 주간주행등과 시원시원한 갈바노 크롬 그릴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보조 주간주행등의 위치도 이전과 다르다.

측면에서는 투톤 디자인의 20인치 루나 그레이 머신드 휠과 하이컨트리를 알려주는 레터링이 이 차의 고급감을 더한다. 모두 하이컨트리 트림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실내. 8인치 클러스터 및 터치 스크린.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등이 보인다.<사진=이지완 기자> 

실내의 변화도 크지 않다. 8인치 클러스터가 부분적으로 디지털화된 것, 같은 사이즈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무선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주목할 점이다.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에서 자주 봤던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도 반갑다.

다만, 여전히 투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트래버스의 경쟁 상대인 포드 익스플로러도 마찬가지지만, 이 급의 미국차들은 실내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 조금만 더 투박함을 덜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은 실내가 화려한 국산차들에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다.

버튼을 누르면 중앙 터치 스크린이 상단으로 이동, 숨겨진 수납 공간이 나오는 기능은 여전히 유용해 보인다. 발렛 모드를 활용하면 잠금 기능까지 쓸 수 있다. 마치 차 안에 나만의 비밀 금고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트렁크. 3열만 접었을 뿐인 데 174cm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사진=이지완 기자>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2열 캡틴 시트는 슬라이딩 기능이 있어 3열 승객의 편안한 승하차를 돕는다.<사진=이지완 기자>

이제부터 트래버스의 진가가 드러난다. 이 차의 매력은 공간에 있다. 슈퍼 SUV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다. 트래버스의 기본 적재량은 651L, 3열을 접었을 경우 1636L, 2열까지 모두 접었을 경우 2780L의 공간이 확보된다. 3열 시트만 접어도 174cm 성인 남성이 누워서 차박하기 적당한 크기의 공간이 마련된다. 여기에 2열 독립 캡틴 시트까지 접으면 연인, 가족과 하루를 보내기 딱 좋은 공간이 완성된다.

동력 성능은 기존과 동일하다. 3.6리터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9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힘은 무게가 2톤이 넘는 트래버스를 제어하기 충분하다.

주행 시 느낌은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 이전의 경우 높고 긴 차체로 인해 주행 중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심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쉐보레 측은 하체 세팅을 더 단단하게 했다고 한다. 안정감이 개선돼 장거리 이동 시 이전보다 더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에 따라 구동 모드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와 5링크 멀티 서스펜션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요소 중 하나다. RV 명가 쉐보레답게 비포장 도로에서도 트래버스는 제법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안전 사양은 15가지 정도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패밀리카 성향의 트래버스에게 꼭 필요한 기능들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외에도 자동 긴급 제동, 하이빔 어시스트, 후방 보행자 감지 등의 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쉐보레 브랜드답다.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주행 모습.<사진제공=쉐보레>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은 2가지 정도다. 먼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도입에도 차선 중앙을 잡아주는 기술을 빠졌다는 것이다. 트래버스 하이컨트리가 최상위 트림이다보니 더 아쉽다. 이 부분은 GM의 첨단 주행보조 기술인 슈퍼 크루즈가 도입돼야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또 하나는 일부 편의기능의 부재다. 오토홀드 기능이 없어 정차 상태에서 종종 불편함을 느꼈다. 듀얼 패널 선루프의 경우 운전석 부분의 가림막을 수동으로 개폐해야 한다는 점도 아쉽다.

2% 아쉽지만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트래버스가 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차라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트래버스 하이컨트리는 가성비를 갖춘 모델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6000만원대 가격으로 최상위 트림의 대형 SUV를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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