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뛰어든 증권사 13곳…하락장 ‘반대매매’로 증시부담 가중 우려

시간 입력 2022-03-08 07:00:12 시간 수정 2022-03-07 17: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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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수수료 추가수익 기대감 이면에 증시 변동성 심화 고민
CFD 취급 증권사 올해 2곳 추가, 2019년 4개사에서 3배 이상 증가

차액결제거래(CFD)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시장에 뛰어드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국내증시 거래 수수료 수익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신규 투자은행(IB) 사업 확장이 난항을 겪으면서 수익다각화의 방편으로 CFD 도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증권사 CFD 수수료 수익은 늘어나겠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하락장에서는 반대매매 발생 확률이 높아 전체 시장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SK증권이 올해 들어 CFD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CFD를 취급하는 증권사는 기존 11개사에서 13개사로 늘게 됐다. CFD는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40% 수준의 증거금만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매매 차익)만 현금으로 결제한 후 증권사는 주식 거래를 대신 해주고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증권사의 CFD 시장 참여가 늘어나는 이유는 일반 주식계좌 수수료의 경우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상황 속에 CFD는 최대 0.5% 수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락장 CFD 거래에서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증시 부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가 오를 때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주가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가 증거금을 추가로 넣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주식을 반대매매(강제처분)에 나서게 된다. 반대매매로 인한 매도물량이 쏟아질 경우 투자자 위험은 물론 증시에도 추가적 악영향을 끼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던 반대매매를 통한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도 문제로 거론된다. 특히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로 인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반대매매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수록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동력을 잃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CFD 증거금률 규제 강화 이전인 지난해 1~8월 CFD 반대매매 규모는 2020년 대비 2.3배인 3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최저증거금률을 상향(10→40%)하는 등 레버리지 규제 강화했지만 동시에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5억→5천만원)되면서 CFD를 취급하는 증권사는 2019년 4개사에서 3년새 3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이 같은 CFD 거래 증권사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투자자가 적정 증거금을 유지하지 못하는 등 미수금이 발생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손실폭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호황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역대급 실적개선을 해왔던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며 “일반 주식계좌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수료와 리스크 방어 측면을 고려했을 때 CFD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증권사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수록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동력을 잃기 때문에 오히려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내 증시가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증권업계 우려는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증권사들이 많아지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CFD 서비스를 시작한 KB증권은 오는 7월말까지 0.01% 수수료율을 적용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수수료 경쟁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마케팅 비용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CFD 인력을 보강하기 위한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며 “이 같은 출혈경쟁이 향후 고객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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