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도 뿔났다…삼성, GOS 후폭풍에 ‘곤혹’

시간 입력 2022-03-08 07:00:08 시간 수정 2022-03-07 17: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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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발열 막기 위해 GOS 비활성화 할 수 없게 적용  
성능측정 업체서 제외·집단 소송 움직임·국민청원 등장
16일 정기 주총 앞두고 일부 주주 “의결권 행사할 것”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악재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발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능을 저하 시켰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업체에서 갤럭시S22를 평가목록에서 제외시켰고, 국내에선 집단 소송 움직임과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일부 주주들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부결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시와 동시에 역대급 판매 실적을 기록하던 갤럭시S22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발단이 된 것은 ‘GOS 논란’이다. GOS는 게임으로 인식되는 앱이 실행되면 자동으로 활성화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제한하는 기본 탑재 앱이다. 고차원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경우 화면 해상도를 조절하고,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등 연산 부담을 줄여 스마트폰의 발열을 막아준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GOS 기능을 강제로 집행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삼성전자 단말기에는 GOS 기능이 탑재됐지만 특정 앱을 통해 비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지 없이 GOS를 비활성화 할 수 없게 적용했고, 우회 방법으로도 이 GOS를 삭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GOS 앱이 작동할 경우 속도와 해상도가 최대 50% 가까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회사는 갤럭시S22를 “최고의 성능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했다는 것이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2 울트라'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결국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성능측정 사이트 ‘긱벤치’는 갤럭시S22를 비롯해 GOS 기능이 적용된 S21, S20, S10 시리즈를 모두 평가에서 제외했다. 긱벤치는 “기본 탑재앱인 GOS가 성능측정 앱을 구동할 때는 활성화하지 않도록 설정한 것이 ‘조작’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긱벤치가 성능측정 목록에서 제외했던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 업체 모델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제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GOS 관련 불만이 확산하자 지난 3~4일 사태 진화에 나섰다. 삼성멤버스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게임런처 앱 내 게임 부스터 실험실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할 예정”이라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2017년 말 터졌던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 사태를 의식해 삼성전자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iOS 10.2.1 업데이트 당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수록 성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숨겨 논란이 됐다. 해당 사건으로 애플은 2020년 11월 미국 34개주에서 진행된 소송 결과에 따라 1억13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국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사과에도 GOS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네이버 카페에 개설된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 방’은 7일 기준 가입자 수가 38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카페 운영진은 소송을 진행할 법률대리인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올라온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GOS 이슈)'라는 이름의 청원글은 7일 기준 6800명이 동의를 표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오는 16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삼성전자 일부 주주들은 집단행동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사태에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투표 인증글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가 흥행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에 당혹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사전 판매량만 102만대를 기록한 갤럭시S22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신뢰성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예약한 갤럭시S22 시리즈 구매를 취소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로 갤럭시S22 흥행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가 GOS 시스템 업데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을 추가로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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