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카뱅’ 처분해 수익구조 개선 ‘실탄’ 확보하나

시간 입력 2022-03-21 07:00:09 시간 수정 2022-03-20 17: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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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와 직접적인 사업 시너지 크지 않아…지분구조 변수 작용
대주주 한투밸류, 한투증권에 지분 매각이나 제3자 처분 가능성 열려있어

한국금융지주의 주력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카카오뱅크 지분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상장 효과가 사라진 올해는 보유 지분을 처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가진 대주주 지위를 한국투자증권에 넘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7646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기여도가 높지만 카카오뱅크 상장효과에 따라 5546억원 규모의 지분법상 이익도 반영됐다.

한국금융지주(4.01%)와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25%)은 카카오뱅크 지분 27.2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동일한 지분율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7일 카카오뱅크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주사 주가 부양 외에는 자산운용사와 사업 연계성이 떨어져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 지주 주력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제재가 풀리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는 2019년 당시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3월 채권 매매 수익률 담합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점 때문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지분을 넘겼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정거래법 위반 제재가 풀리면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며 “지분구조 변화과정에서 물량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로부터 직접적인 사업적 이득을 얻는 부분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제3 자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것보다 보유지분을 처분하고 자본을 확충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처분 후 지주를 통한 자금지원 방안이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IB본부를 총 3개로 확대했다. IB1본부는 기업공개(IPO)를, IB2본부는 주식자본시장(ECM)과 인수영업을, IB3본부는 인수합병(M&A)을 전담한다. 또 대표이사 산하에 글로벌 사업본부를 직속으로 두고 해외 IB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투입비용이 비교적 많은 IB사업을 확대하려면 자기자본을 늘리는 게 효율적이다. 이에 업계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해 실탄을 확보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지주는 아직 카카오뱅크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지분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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