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1조' 수입차 투톱 벤츠·BMW…국내 기부금은 겨우 '44억'

시간 입력 2022-04-20 07:00:01 시간 수정 2022-04-20 16: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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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車 반도체 부족에도 작년 판매 14만대 돌파
사회적 책임 척도 '기부금' 매출액 대비 0.1% 수준 불과
미래 지속 가능성 보장 위해 적극적인 투자 필요 지적도

'44억원'. 수입차 업계 1, 2위인 벤츠와 BMW가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 내놓은 기부금이다. 

벤츠와 BMW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도 국내 판매 14만대를 넘기며 수입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국내에서 거둔 매출만 11조원, 영업이익은 3200억원에 달할 정도다. 

반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 수준에 불과했다. 벤츠와 BMW가 국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지만, 막대한 수익에 비해 기부금 확대 등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및 BMW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츠의 지난해 기부금은 28억4464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도 0.07%에서 0.05%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BMW의 지난해 기부금은 15억7786만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3%에서 0.04%로 0.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벤츠와 BMW의 지난해 기부금은 44억225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9% 줄었다.

벤츠와 BMW가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호실적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벤츠는 지난해 매출 6조1213억원, 영업이익 2175억원, 당기순이익 14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7%, 8.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4.3% 늘었다. 

BMW의 경우 지난해 매출 4조6733억원, 영업이익 996억원, 당기순이익 1564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66.8%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무려 477.1% 급증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벤츠와 BMW가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한 것은 효율적인 부품 재고 관리는 물론 공격적인 신차 투입, 한발 빠른 물량 확보에 집중해 판매를 꾸준히 늘린 결과다. 벤츠는 지난해 신형 E클래스와 S클래스, GLE 등의 인기에 힘입어 7만6152대를 팔며 6년 연속 수입차 업계 1위를 수성했다. 

BMW는 신형 5시리즈를 비롯해 X3, X4, X5 등 SUV의 고른 인기를 앞세워 전년 대비 12.5% 늘어난 6만5669대를 판매해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안착했다. 벤츠와 BMW의 지난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49.2%로 사실상 절반을 차지했다.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감안할 때, 벤츠와 BMW의 높은 본사 배당금 대비 기부금이 여전히 낮은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지목된다. 물론 수입차 브랜드의 국내 기부가 의무는 아니지만,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한 기부가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인 만큼 국내에서 지속 가능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의 모든 기부금은 차량 판매 금액의 일부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산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특별 구호기금으로 조성했던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2020년에는 기부금이 기존보다 더 많이 책정됐었다"고 전했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취약계층 및 의료진과 지역사회를 돕고자 총 18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전달한 바 있다.

업계 역시 벤츠와 BMW가 최근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친환경 중심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투자에는 다소 소극적이라고 진단했다. 벤츠와 BMW가 지난해부터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를 제치고 현대자동차, 기아에 이어 국내 완성차 업계 3, 4위를 굳히고 있는 만큼 향후 투자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가 본사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신차 개발, 서비스 개선 등에 투자돼 국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 효과가 있지만, 낮은 국내 기부금으로 인해 투자에 인색하다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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