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유가…메리츠·KB·하나금투 ‘원유 ETN’ 출시로 맞불

시간 입력 2022-04-27 18:11:24 시간 수정 2022-04-29 0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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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우크라 사태 이후 높은 원자재 가격 지속될 것”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논의·중국 수요 둔화 등 변동성 높아

원유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메리츠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을 출시했다. <사진=각 사>
원유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메리츠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을 출시했다. <사진=각 사>

최근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증권사들이 원유 관련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원유 관련 ETN을 내놓은 이유는 원유가격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등으로 발생한 원유 수급불균형이 원유가격과 관련 지수에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업거래소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6일(현지시간) 전일보다 3.16달러(3.2%) 오른 배럴당 10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충격받은 산업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중앙재경위원회 제11차회의에서 인프라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전면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도 원유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국제 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급불균형,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구조적 수급 불균형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높은 원자재 가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유가 오름세 시장이 흔들리자 원유 레버지리 상품을 내놓으며 응수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WTI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2종을 출시했다. 해당상품은 △메리츠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선물 ETN(H) △메리츠 블룸버그인버스 2X WTI선물 ETN(H)으로 각각 NYMEX WTI원유 선물 일별 수익률의 2배와 -2배를 추종한다.

이번에 상장되는 ETN 2종은 국내 최초로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Bloomberg Commodity(BCOM)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메리츠 블룸버그 WTI선물 2종 모두 환헤지를 수행하는 상품이며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만기는 3년이며 운용보수는 연 0.55%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제재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이번 상장으로 투자자들이 저렴한 운용보수로 편리하게 WTI원유 선물 상품에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도 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된 WTI원유 선물 일간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하는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2배를 추종하는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등을 선보였다.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환헤지형 상품이며 기초지수 수익률 변동에만 연동된다.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환노출형 상품으로 지수 수익률과 별개로 원/달러 환율변동에 따라 추가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만기는 3년이며 운용보수는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연 0.70%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연 0.75%로 매일 최종지표가치(IV)에 일할 반영된다.

두 상품의 발행수량은 각 100만주이고, 기초자산 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해 발행가격은 각 2만원으로 책정됐다. 매월 5번째 영업일부터 9번째 영업일까지 매일 20%씩 정산가 기준으로 롤오버를 진행한다.

김호영 KB증권 에쿼티(Equity)운용본부장은 “이번 신규 상장 ETN 2종은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투자자 니즈에 맞춘 포지션 구축이 가능하다”며 “WTI원유 선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때 적합한 투자수단”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도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하나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등 원유 관련 ETN 2종을 출시했다. 해당 ETN은 WTI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으며 상방과 하방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S&P-다우존스사의 개별 원자재 지수를 토대로 운용하며, 하나금융투자는 직접 유동성(LP)을 공급한다. 기존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ETN 등의 상품들과 유사한 구조이지만 환노출이 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차기현 하나금융투자 부사장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옥수수, 콩 레버리지 선물 ETN을 내놓는 등 다양한 국내외 기초지수 상품을 발굴하는데 노력 중”이라며, “코로나 이후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과 경제 환경을 빠르게 파악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욕상업거래소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6일(현지시간) 전일보다 3.16달러(3.2%) 오른 배럴당 10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네이버 시장지표 캡처>
뉴욕상업거래소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6일(현지시간) 전일보다 3.16달러(3.2%) 오른 배럴당 10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네이버 시장지표 캡처>

하지만 원유 수요 둔화로 인한 가격 하방압력 요인도 존재한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유가격은 3% 넘게 하락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인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중국은 상하이시에 이어 베이징 시내 일부에 대해 코로나19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베이징시 일부 지역 주민들은 전수핵산(PCR) 검사를 시행했으며 관리통제구역을 설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되는 원유 가격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원유 관련 ETN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점에서 위험도가 높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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